[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본사업 위축과 규제로 수익이 감소하자 새 먹거리를 찾는데 분주하다. 단기로는 스탁론과 할부·리스를,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및 해외사업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현재 논의되는 사업 영역 외에도 추가 확장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사들이 지급결제 수익 감소와 최고금리 인하 등의 규제 여파로 신규 수익 창출원을 찾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 수수료 재산정으로 수익 감소가 예고되면서 카드사들이 신규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준비 가능한 스탁론, 할부금융 사업부터 확장하기 시작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말 스탁론 사업을 개시했다. 스탁론은 증권 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 상품이다. 최근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사업성을 높게 봤다. 비씨카드는 현재 NH투자증권 등 4곳과 제휴를 맺고 사업을 운영 중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12월 초부터 증권사 4곳과 제휴를 맺고 스탁론 상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이달 스탁론 사업에 뛰어든다. 상반기에는 리스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지난 2013년 시작한 할부금융 사업 노하우를 리스사업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취급 상품은 사무기기, 의료기기, 전자제품 등 내구재를 비롯해 자동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신규 사업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내놨다. 동시에 비회원 대상 중금리대출 상품도 판매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추후 리스 사업과 자동차 담보대출, 스탁론, 팩토링 등에도 도전한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와 해외사업에 주력한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다른 시장과 분야로 눈을 돌려 장기 수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신한카드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인가를 획득하면서 오는 8월 'AI 종합 자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 기관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나선다. 신한카드는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서 비대면 대출 플랫폼 'iShinhan 3.0'을 선보였다. 현지 디지털 규제 완화 기조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미얀마 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에선 전자지갑(e-wallet) 업체인 '웨이브 머니'와 제휴해 비대면 채권회수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국민카드도 '리브메이트 3.0' 플랫폼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결제 데이터와 연계한 CB(신용평가)업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는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8월 개인사업자 특화 신용평가 서비스 '크레딧 트리'를 선보였다. 크레딧 트리는 신용정보가 부족한 결제, 상권 정보를 금융기관에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모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민카드는 이달 태국 여전사 '제이 핀테크'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해외 사업 지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자회사를 확보해 현지서 신용대출, 자동차금융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상품, 디지털, 정보기술, 리스크 관리 등 핵심 금융 역량을 지속적으로 해외 현지에 이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기존에 알려진 사업 외에도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화를 준비 중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이슈로 수익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구체적으로 공개는 어렵지만 기존 사업과 함께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는 작업을 계속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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