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오픈뱅킹 도입으로 고객 이탈 우려가 컸던 상호금융이 예상 외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이자 및 면세 혜택이 유효했다. 그러나 내달 저축은행까지 오픈뱅킹에 뛰어들면서 위협이 커지고 있다. 상호금융업권은 모바일 전용 예·적금 상품을 강화하고, 이체한도를 확대하는 등 방어전략을 구체화한다는 전략이다.
상호금융권이 오픈뱅킹 후발주자인 저축은행의 참여를 앞두고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신협중앙회 본사. 사진/각사
7일 업계에 따르면 상호금융사들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자금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한 은행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다. 상호금융사들은 지난해 12월말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상당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큰 우려는 씻었다는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시중은행으로 자금 이탈 움직임이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상호금융 한 관계자는 "오픈뱅킹 사업이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잔액 순유출로 봤을 때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객이 이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리 및 세제 혜택이 고객 유출을 막은 데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시중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0%대였다. 반면 신협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금리는 1.67%, 새마을금고는 1.62%로 집계됐다. 상호금융의 경우 3000만원 이하 예탁금과 1000만원 이하 출자금에 대해 세제 혜택도 적용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주식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시중은행의 자금 유치 매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대체 투자자산으로 유동성이 몰려 있는 상황“이라며 ”일시적 오픈뱅킹 이벤트 효과만으로 은행 간 자금이 이동하기에는 유인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가장 큰 장벽은 내달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저축은행이다. 기본 예금금리가 은행권보다 높은 데다 각종 특판 상품으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에선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5~6%대 정기적금 특판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특히 최근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저축은행에 자금을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이 대표적이다. 저축은행 파킹통장 예금 금리는 연 1.3%~2% 금리를 제공하는데 변동성이 높은 주식 및 청약 자금을 맡기기에 유리하다.
상호금융은 저축은행의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서비스를 개편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새마을금고는 상반기 인터넷뱅킹에서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구현하고, 외부 IT업체와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협은 향후 오픈뱅킹 경쟁력 높이기 위해 간편이체 한도를 늘릴 예정이다. 일한도를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신협 모바일뱅킹 '온뱅크' 전용상품인 '유니온 정기적금' 등의 금리 체계도 개선한 바 있다. 신협 관계자는 “온뱅크 간편이체 한도를 확대하고 마케팅 홍보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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