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아이텍, 3개 신사업 올해부터 연결실적 잡힌다
반도체 투자에 콜드체인·첨단소재까지…초저온 백신 유통가능, 존재감 부각
“신사업 본궤도 오르면 현재 매출·이익 퀀텀점프할 것”
2021-01-24 06:00:00 2021-01-24 14:06:07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 반도체 호황에 2배, 3배씩 주가가 오른 반도체주들이 숱하게 쏟아졌지만 아이텍은 그러지 못했다. 주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남들과 비교하면 오른 축에도 못 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본업인 반도체 테스트 사업은 물론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규 투자의 초기 성과가 감지된다. 주변의 관심도 천천히 달아오르고 있다. 
 
반도체, 신규투자로 실적 증가 예상되지만 한계 명확
 
아이텍(119830)은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을 뜨겁게 달군 그 업종이다. 아이텍 매출의 4분의 3이 반도체 테스트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3분기까지 숫자로 찍힌 실적은 신통치가 않다. 2019년 매출액 470억원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매출 33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으로 호황의 기대값치고는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알고 보면 다른 경쟁사들도 평년 대비 실적 추이는 비슷하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세를 일으켜 주가에 반영되느냐 마느냐로 나뉠 뿐이다. 매년 고만고만한 실적을 올리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 보이는데 올해는 다른 눈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아이텍은 지난 11일 반도체 테스트 장비에 16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장비를 늘린다고 매출이 당장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익은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이텍 관계자에 따르면, 160억원 중 일부는 장비 구입비용으로 나머지는 기존 장비 업그레이드와 관련 설비를 추가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업그레이드 효과는 수율을 높이고 공정시간을 단축시켜 이익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회사 규모와 업종 특성을 감안했을 때 반도체 부문 사업을 확장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아이텍은 세 가지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번째가 의약품 유통이고 두 번째는 콜드체인, 세 번째는 머지않아 공개될 신규 사업이다. 모두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코로나 백신 유통 참여 미정…진짜 목표는 ‘신선식품’ 
 
아이텍은 지난해말 백신·의약품 전문유통업체인 송정약품 인수 소식을 전했다. 지난 5일엔 지분 53%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시장은 송정약품이 백신을 유통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갖고 있으며 오랜 기간의 유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의 코로나 백신 보급을 앞두고 관심을 자극할 만한 뉴스였다. 
 
두 번째 행보가 이런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송정약품 인수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송정약품을 통해 동우텍(엣 동우엔지니어링)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동우텍은 냉동냉장식품 등을 유통하는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상용화한 곳이다. 특히 영하 200℃까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은 동우텍이 유일하다는 특징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하 70℃ 수송이 필수라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동우텍은 국제적십자를 비롯해 여러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용하는 초저온 백신·의약품 수송박스를 제조하는 독일 델타텍의 국내 총판이기도 하다.   
 
동우텍이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독일 델타텍의 초저온 수송박스 델타티 제품들. <사진/ 아이텍 제공>
 
 
코로나 백신 유통과 관련, 초기에는 회사 측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으나 지금은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로 보인다. 정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의 유통 구조와 운용방식이 아직 불투명해 누가 운송을 맡을 지 어떤 시스템으로 운용할 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대형 물류업체들의 일부 차량에는 이미 동우텍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채택돼 있는 상태다. 다만 경험이 풍부한 송정약품 등 백신 전문 유통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유통 참여 여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 우리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유통 시스템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바라보는 진짜 목적지는 전문의약품 유통시장을 비롯, 냉동식품, 신선식품, 육가공식품, 코스메틱 등 전반적 콜드체인 유통 인프라 구축이다. 아직은 밝힐 수 없는 여러 대기업들과의 공동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수송박스와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 사업은 첨단 신소재 분야다. 신기루 같은 허황된 기술력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그래서 이 또한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에게서 시제품 주문과 계약 요청이 오는 단계다.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신사업은 다음달쯤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텍 관계자는 “신사업들은 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 올해부터 아이텍 연결 실적으로 잡히기 시작할 것”이라며 “반도체 호황에도 지금 주가는 주주 기대에 미흡한게 사실이지만 올해는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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