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사상 첫 1위 등극이 전망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 속 부쩍 존재감을 키운 씨젠의 상승폭도 두드러졌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상위 기업 순위는 전년 대비 대부분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년 간 붙박이 선두 그룹을 유지해 온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순위 하락을 비롯해 1~8위 순위가 모두 바뀔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순위는 해외시장 선전을 이어간 바이오시밀러 양강과 코로나19 사태 속 수혜를 입은 진단기업의 수혜가 돋보였다. 1조8681억원의 매출로 가장 높은 매출이 예상되는
셀트리온(068270)은 지난 2019년 첫 1조클럽 가입(1조1285억원, 3위) 이후 1년 만에 또 한번 굵직한 기록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2배에 가까운 증가폭(3781억원→7647억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형 성장과 내실 모두 챙길 것으로 보인다. 연간 꾸준이 이어진 주력 바이오시밀러 성장세에 하반기 증설된 생산 시설 가동이 본격화 되며 생산효율성까지 더해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치료제 상품화에 따른 추가 성과까지 기대되는 만큼 매출 2조원 돌파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대표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역시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7016억원→1조749억원)하며 전년 대비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릴 것(7위→6위)으로 보인다. 연간 1조85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위탁생산(CMO) 수주 실적 속 자체 세포주 개발 및 미국 샌프란시스코 R&D 센터 개소 등 미래 동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전통 제약사 가운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 온
유한양행(000100)과 GC
녹십자(006280),
종근당(185750) 등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세 기업 모두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 고른 부문 매출 성장과 비용 절감 등의 노력으로 전년비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종근당의 경우 20.9%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1조786억원→1조3050억원)하며 매출 순위가 4위로 한 계단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유한양행(1조611억원, 2위)과 녹십자(1조4853억원, 3위)는 셀트리온에 밀려 한 계단씩 순위가 내려왔다.
지난해 기존 기술수출 품목의 권리반환과 국내외 소송 비용 반영이라는 악재가 작용한
한미약품(128940)(1조920억원, 5위)과
대웅제약(069620)(9593억원, 8위)는 전년 대비 소폭의 매출 감소가 전망된다. 특히 대웅제약은 2년 연속 1조클럽 달성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최대 화제 기업으로 떠오른
씨젠(096530)은 주목도 만큼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220억원에 불과했던 씨젠의 매출은 지난해 1조470억원으로 단숨에 1조클럽 입성이 점쳐진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매출 차이가 불과 280억원 수준이다. 일시적일 것으로 점쳐졌던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됨은 물론, 독감 예방접종 시기 맞물린 '트윈데믹' 우려에 진단품목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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