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변)은 법무부가 코로나19 확산 불안을 외부에 호소한 구치소 수용자를 징계하는 대신 감염 예방에 힘쓰라고 4일 촉구했다.
의변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법무부는) 2020년 9월 '보건마스크를 자비로 구매하게 해달라'는 여주교도소 재소자의 진정을 기각했다"며 "화성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던 다른 재소자 역시 '대구에서 신천지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외면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3월엔 진료를 하러 온 의사가 치과 진료 때 수용자 20~30명에게 준 보건 마스크를 교도관이 반입 불가 물품이라고 회수했다"며 "결국 법무부는 2020년 11월 27일 서울동부구치소 직원 첫 확진 이후 12월 31일 모든 수용자에게 일주일에 3매 KF94 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이는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로서 매우 부적절한 대처임이 분명하다"며 "부작위에 의한 수용자의 생명권 또는 건강권 침해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법무부의 소극적 대처는 교정시설 내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졌고, 구치소 내 수용자들로 하여금 외부에 '살려주세요, 외부단절' 등의 문구를 적어 창밖으로 내보이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법무부는 이때도 구치소 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가 아닌 '살려달라'고 외친 수용자에 대해 내부 손괴 등을 이유로 색출해서 징계하겠다고 밝혔다"고 우려했다.
의변은 "법무부는 구치소 수용자의 집단 감염 확산을 방지 하지 못한 책임을 '살려달라'고 외친 수용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교정시설에 대한 관리 책임자로서, 교정시설 내 수용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조치로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총 1115명이다. 확진 수용자는 서울동부구치소가 610명, 경북북부2교도소 342명, 광주교도소 19명, 서울남부교도소 13명, 서울구치소 1명, 강원북부교도소 4명이다.
법무부와 방역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6차 전수 검사를 하루 앞둔 4일 송파구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방역복을 착용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기준 서울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084명이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