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다소 주춤하던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안 대표의 '야권 단일 후보' 성공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서울시 집행부는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 단일 후보를 내세운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를 일축하고 당대당 차원의 연대를 거듭 강조하는 차원이다.
그는 "서울시 보궐선거 승리를 향한 모든 과정은 하나하나가 험난할 것"이라며 "그럴 때마다 범야권의 모든 분들은 이것 하나만 생각하자. 또다시 민주당에게 서울시를 맡길 것인가, 정녕 '문재인정부 시즌2'를 원하느냐"고 반문했다.
안 대표의 의지대로 야권 단일 후보가 성사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안 대표가 이미 출마 선언 과정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기정 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거부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103석을 가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과 당대당으로 동등한 입장으로 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인물난을 겪고 있는 야권은 안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줄 것을 내심 바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관련해 후보로 나선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정치 입문 10년 동안 한 번도 경선하지 않고 꽃가마 탄 특권의식이나 이번에도 경선 없이 쉽게 가고 싶은 '꽃철수'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 내에서 경선을 요구했다.
여권은 안 대표의 출마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어 중량급 주자들의 출마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당 내외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으로는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박영선 장관과 박주민 의원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잇는 박 장관은 연말·연초로 예고된 2차 개각에서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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