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라임자산운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와 야당 정치인에게 향응 또는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법무부가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별도의 수사 주체를 고려하고 있다.
법무부는 18일 "검찰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 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 밝혔는데도 야권 정치인과 검사 비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 그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과 현재까지의 감찰조사 결과와 제기되는 비위 의혹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 진행 중인 감찰과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봉현 전 회장은 관련 내용을 폭로한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법무부에서 직접 감찰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향응과 금품 수수 비위',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에 대한 억대 금품 로비' 등의 의혹에 대해 김봉현 대표가 '여권 인사 비위' 의혹과 함께 검찰에 진술했는데도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전 회장 측은 16일 '사건 개요 정리'란 제목의 옥중 편지를 공개하면서 "지난 2019년 7월쯤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며 "검사 중 1명이 얼마 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회장은 "2020년 5월 초 수원지검에서 면담 시 서울남부지검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며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 주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협조하지 않으면 본인 사건 공소 금액을 엄청 키워서 구형 20년~30년을 준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임 펀드 판매 재개에 대한 청탁으로 우리은행장 로비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한 후 실제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과 우리은행장에게 로비가 이뤄졌고,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폭로 당일인 16일 △현직 검사와 전·현직 수사관 등의 전관 변호사를 통한 향응 접대와 금품 수수 의혹 △접대받은 현직 검사가 해당 사건의 수사 책임자로 참여해 검찰 로비 관련 수사를 은폐했다는 의혹 △야당 정치인 등의 거액의 금품 수수 혐의와 관련된 제보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짜 맞추기와 회유·협박 등 위법한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는 의혹 등을 법무부에서 직접 감찰에 착수하도록 지시했고, 법무부는 곧바로 감찰에 착수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이 지난 16일 자필 형태의 옥중 서신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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