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검사들에게 술 접대…1명은 라임 수사팀 합류"
언론사에 옥중 편지…짜맞추기식 수사 '검찰개혁' 이뤄져야
2020-10-16 17:14:00 2020-10-16 17:49:0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라임자산운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고, 접대받은 검사 중 1명이 라임 수사를 담당했다고 폭로했다.
 
16일 김봉현 전 회장 측이 공개한 '사건 개요 정리'란 제목의 옥중 편지에서 김 전 회장은 "검사 출신 A변호사를 통해 지난 2019년 7월쯤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며 "검사 중 1명이 얼마 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이후 진행된 라임 사건과 관련된 검찰 조사에서는 여당 정치인 위주로만 수사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2020년 5월 초 수원지검에서 A변호사와 면담 시 A변호사가 '서울남부지검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고 했다"며 "A변호사가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 주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협조하지 않으면 본인 사건 공소 금액을 엄청 키워서 구형 20년~30년을 준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또 "정치인 사건 조사할 당시 5년 전 사건이라 기억을 잘 못 하는 부분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면담-보고-본인 진술 유도 후-조서 작성 순으로 진행됐다"며 "전화로 중요 참고인과 통화하게 해 몇 년 전 상황과 장소, 금액에 대해 말 맞출 시간을 주고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펀드 판매 재개에 대한 청탁으로 우리은행장 로비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한 후 실제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과 우리은행장에게 로비가 이뤄졌고,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야당 측 인사에게도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히 "처음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 등을 보면서 모든 것을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내가 직접 당사자가 돼 언론의 묻지마식, 카더라식 토끼몰이와 검찰의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하는 짜 맞추기식 수사를 경험하면서 대한민국의 검찰 개혁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라임의 전주이거나 몸통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라임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김 회장은 "라임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 중 한 곳으로서 최초 라임 사태로 차량 인수대금을 투자받지 못해 라임 사태의 피해 회사로 분류됐다"고 항변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20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범인도피,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김모 전 스타모빌리티 전 이사, 김모 수원여객 재무담당 전무이사 등과 공모해 수원여객의 자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사기), 배임증재, 범인도피 등 혐의로 추가로 기소됐다. 김 전 부회장은 장 전 부회장은 소위 무자본 M&A 방식으로 향군상조회를 인수한 장모 전 재향군인회상조회 회장과 향군상조회 자산 약 378억원을 횡령하고, 보람상조에 향군상조회의 자산 유출이 전혀 없는 것처럼 속여 향군상조회를 재매각해 매각 대금 계약금 25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수원여객의 회사 자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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