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6·3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은 주택 공급 확대 측면에선 대동소이하지만 주체와 방식에선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책 방향성은 비슷하되 온도차만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정확한 수요를 예측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웠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4기 신도시 개발과 1기 신도시·노후 계획도시 재정비를 약속했습니다. 이 일환으로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향과 분담금 완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꼽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민간 중심 공급 확대와 시장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결혼하면 3년, 첫 아이 3년, 둘째 아이 3년' 총 9년간 주거비를 지원해 청년 주택을 매년 10만호씩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청년과 신혼, 육아 부부를 위한 주택도 매년 2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반값 월세존 조성 △공공지원 임대주택 확대 △1인형 아파트 및 오피스텔 공급 확대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재건축·재개발 권한은 기초자치단체로 이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공급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삼고 있는데요. 특히 재건축·재개발 시 용적률을 대폭 상향해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59㎡(약 25평형)를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고밀 개발을 활성화해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재명 후보는 주거 복지 강화와 장기적 시장 안정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김문수 대표는 다양한 규제 완화책을 통해 공급 속도를 높이고 거래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라면서 "두 후보의 공약은 공공의 개입을 통한 계획적 공급과 시장 자율에 기반한 탄력적 공급이라는 철학적 차이를 바탕으로 구성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구체적 공급 계획 부재"…교통 공약 평가 엇갈려
다만 이번 정책에서는 구체적인 공급 계획은 담기지 않았는데요. 지난 선거에서 무리한 수치를 제시했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가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허가 감소, PF 유동성 악화, 건설 인력 부족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공급 현실성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숫자만 채우는 공급은 공급 시차, 입지 미스매치로 인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도 있어 수요가 있는 서울 도심에 집중돼야 한다"면서 "특히 서울 도심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역세권 중·고밀 개발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임대 주택 역시 질을 우선 해결해 중산층까지 수용 가능한 민간 참여형 프리미엄 임대주택 모델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연도별·지역별 수요를 예측한 공급 계획이 발표돼야 하는데 부재한 것이 아쉽다"면서 "당장에 할 수 없고, 꼭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공약들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교통 공약에서는 이재명·김문수 후보 모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장을 공통으로 내세웠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GTX A·B·C 노선은 지연 없이 추진하고 수도권 외곽과 강원까지 연장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D·E·F 신규 노선은 수요와 효율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KTX와 SRT를 경기 북부 접경지까지 연장하고 '동서평화고속화도로'와 서울~연천 고속도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수도권 GTX 모델을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장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는 임기 내 A, B, C 노선을 모두 개통하고 D, E, F 노선을 착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타당성을 검증 중인 GTX A, B, C 노선의 연장도 적극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TX 노선 추가는 서울로 집중된 주택 수요를 수도권으로 분산하고, 서울 접근성을 향상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단순히 표심을 얻기 위해 지방이나 경기 북부 접경지까지 GTX·KTX 노선을 확대한다는 식의 실절적 필요와 동떨어진 공약은 이제 시대와 맞지 않는다"면서 "실현 가능하고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세제에 대해서는 김문수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을 공약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생애 주기에 맞춰 주택 세금을 감면하는 내용의 '생애주기 맞춤형 주택세금 감면제도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선은 다른 선거때와는 달리 부동산 공약이 큰 이슈가 아니며, 개발 공약조차도 크게 부각되지 않으면서 표심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보다는 기준금리, 대출 규제 등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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