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 진입한 편의점 시장…"업체별 격차 벌어진다"
수익 모델의 다양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 업체·점포별 격차 가속화
2025-04-28 15:39:05 2025-04-28 17:06:21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편의점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넘어 성숙기에 진입한 가운데, 업체·점포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시장은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네 개의 브랜드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양강 체제'인 CU, GS25와 나머지 2개 기업들의 본사 실적, 점포 수 증가율, 수익 모델의 다양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뚜렷한 격차가 발생하고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한다는 분석입니다.
 
GS25 매장 내에 환전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GS리테일)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점포를 빠르게 출점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출점 가능 지역이 점점 줄어들고 같은 거리 내 여러 편의점이 서로 경쟁 체제를 구축하면서, 오히려 점포 수 증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일부 브랜드는 수익 구조를 다각화에 나선 상태입니다. CU와 GS25는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 디지털 기술 도입 등에서 비교적 빠르게 움직이며 시장 내 선도적 입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전략 전환의 속도와 방향성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으며, 점유율 확보와 수익성 강화 모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GS와 CU의 이러한 전략에도 한계와 부작용은 존재한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지나치게 유사한 콘셉트의 PB 제품이 반복적으로 출시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분별력 없는 상품'에 대한 피로감이 점점 쌓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점포 내 진열 공간이 PB 상품 위주로 채워지면서, 중소 브랜드 제품이나 다양성 있는 상품 입점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아울러 기업뿐만 아니라 가맹점 간 수익 격차 역시 업계의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중심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점포는 일 매출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반면, 지방 소도시나 외곽에 위치한 점포는 하루 40만원도 채 벌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격차는 단지 상권 차이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물류비, 홍보비 부담은 점포 매출과 무관하게 설정돼 있어, 저매출 점포의 고정비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본사의 광고나 마케팅 이벤트 역시 고매출 점포 위주로 집중되면서, 중소 점포는 오히려 더 소외되는 구조입니다. 이로 인해 점주들 사이에서는 "브랜드가 아니라 매출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점포 간의 '온도차'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는 지금이야말로 편의점 산업 전반의 방향을 재조정할 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더 이상 숫자에만 집중하는 성장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죠.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의 산업 내 균열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앞으로의 10년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