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이 성사될 경우 올해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대결구도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9~10일 양일간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2000여명의 조합원 중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고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안건은 가결된다.
현 집행부가 11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가입을 추진하는 이유로는 올해 교섭에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조는 지난 6월1일 임단협 상견례를 요청했지만 몇차례 연기되면서 양측은 7월6일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이달 2일까지 노사는 실무교섭만 다섯 차례 가졌고 본교섭은 이뤄지지 않았다.
르노삼성 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상경집회 모습. 사진/뉴시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감안해 올해 임단협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짓자고 제안했다”면서 “사측은 시간끌기로 교섭을 다음 집행부로 넘기겠다는 의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노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민주노총 산별노조 가입여부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노조의 행보로 인해 노사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조는 교섭에서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 임금 피크제 폐지, 휴가비 인상, 휴식시간 및 중식시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올해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입이 성사되면 노조 요구안이 상향돼 교섭 타결이 더욱 힘들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노총 소속인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한국지엠 노조는 민주노총의 지침을 수용해 르노삼성보다 높은 기본급 12만304원(6.51%)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노조리스크가 확대되면 르노그룹의 XM3 유럽 수출물량 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는 노사가 생존에 합심해야 한다”면서 “갈등과 대결 구도는 회사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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