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합성신약 연구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바이오벤처 퓨쳐메디신은 '한국의 길리어드사이언스'를 꿈꾸고 있다. 오랜기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지속가능한 R&D 중심 기업'을 지향하며 연구개발에 매진한 끝에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 개발에 성공하며 글로벌 10대 제약사로 우뚝 선 길리어드처럼, 당장의 이익 보단 탄탄한 R&D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를 호령하는 신약개발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자체 합성신약 후보물질도출 플랫폼 'FOCUS' 기반 연구를 진행 중인 퓨쳐메디신은 창립 5년여만에 이미 2개의 글로벌 2상 품목을 비롯한 다수 파이프라인을 보유할 만큼 시장이 주목하는 R&D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2상 단계의 비알코올성간염치료제와 녹내장 치료제는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간염 및 간섬유화 효능과 안압 저하·시신경 보호가 동시에 가능한 세계 최초의 녹내장 경구 치료제 후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정완석 퓨쳐메디신 대표이사(이하 '정')와 이혁우 연구소장(이하 '이')을 만나 회사 핵심기술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정완석 퓨쳐메디신 대표이사(왼쪽)와 이혁우 연구소장. 사진/뉴스토마토
-회사 핵심 기술인 'FOCUS' 플랫폼에 대해 설명부탁한다
정. 코로나19 치료제로 선정된 렘데시비르의 주성분인 뉴클레오사이드 성분을 기반으로 핵심 타깃 유도체들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것이 핵심이다. 뉴클레오사이드는 여러 염증이나 암 발현, 섬유화 환경 신호전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약물로 활용될 가능성이 뛰어나지만, 그만큼 합성신약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성분이다. 때문에 뉴클레오사이드를 약물화 시키는 과정에서 크게 특화된 4개 분야(항염증·항섬유화, 면역항암, 자가면역, 항바이러스)를 나눠 이미 구축한 초기단계 합성후보물질이 될 수 있는 구조식이 한권의 책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는데 수천만개의 물질을 기반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이미 정제된 후보군을 바탕으로 빠르게 도출 가능한 셈이다. 창업자인 정낙신 서울대 약대 교수가 30년 이상 연구를 진행하며 SCI급 논문 270여편을 발표했고, 이혁우 소장이 함께 손발을 맞춰온 만큼 해당 분야에선 경쟁력 있는 역량을 보유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 중점 지원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렘데시비르로 대표되는 뉴클레오사이드 계열은 바이러스 질환에 정통적으로 강하다. 회사 역시 동일 계열 기반 치료제로 초기 실험에서 렘데시비르 대비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상태로 비임상 연구 진행을 추진 중이다. RNA 바이러스 자체가 변종이 심한데, 보유한 화합물 구성을 통해 사스와 메르스는 물론 코로나19 등 광범위한 RNA 활성 물질군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 가장 우려되고 있는 변종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화학회(ACS)가 전 세계 코로나19 치료 물질 논문 가운데 10여편 정도를 유망 물질로 꼽았는데, 국내사 가운덴 유일하게 선정될 만큼 인정도 받은 상태다.
정. 이미 앞서 메르스와 사스 대유행 시기에도 관련 치료제 개발을 진행했고, 후보물질 역시 도출하는데 성공했고 관련 특허출원도 마쳤다. 하지만 당시 전염병은 코로나19와 달리 소멸성이 심해 상업성이 부족했고, 빅파마 조차 손을 떼는 상황에서 바이오벤처로서 개발을 이어가는데 한계가 존재했다. 이번 지원 과정에서 당국 관계자 역시 당시 개발을 이어갔다면 이번 사태에서 국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나왔다.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를 통해 향후 짧아지고 광범위해질 미래 팬데믹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FM101'의 개발 상황과 차별점은
이. NASH 분야는 현재 치료제가 없는 블루오션이다. 초기인 지방간 이후인 간염과 섬유화 단계부터 의학적으로 관심도가 높아지는데 핵심은 섬유화다. 섬유화를 막아야 결국 간 경변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FDA가 간염 또는 섬유화 둘 중 하나는 멈춰야 한다는 NASH 치료제 가이드라인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FM101 역시 해당 흐름에 맞춰 섬유화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 초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효능을 요구했고,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섬유화 치료 효과를 확인한 상태다.
정. 해당 성과는 이미 지난해 유럽간학회(EASL)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발표까지 한 상태다. 다수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면서 초기 개발단계 보단 인체서 효능이 나온 물질 찾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FM101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마무리된 글로벌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 모두 확인한 상태고, 10월 글로벌 2a상에 돌입하는 만큼 결과만 나온다면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체결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 역시 지방간이나 간염 환자가 아닌 섬유화 환자를 모아 바로 효능을 확인하고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와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뉴클레오사이드로 적용할수 있는 4대 적응중 하나가 면역항암제 분야다. 회사는 해당 분야 약물 표적으로 3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AI 기반 신약 개발을 통한 1종과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1종,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HK이노엔과 지난해 5월 공동연구 협약을 맺은 물질이다. HK이노엔은 CJ헬스케어 시절부터 오랜기간 면역항암제 분야 연구를 진행해온 만큼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다. 바이오벤처 입장에선 동물실험 등을 진행하기 위해 외주를 줘야하고 그만큼 기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해당 인프라를 구축한 HK이노엔과의 맞손을 통해 성과 도출을 앞당기는데 무게를 뒀다. 해당 물질은 물론 다른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하다. 일단 속도감 있는 성과를 기반으로 한 다른 파이프라인 추가 성과를 앞당기는 데 집중하겠다.
-3분기 기술성평가를 시작으로 IPO를 추진 중이다. 상장 추진 이유와 향후 유입자금 활용 계획은
정. 결국 상장 추진의 목적은 연구중심기업의 안정적 구현을 위해서다. 현재 보유한 NAHS, 녹내장, 면역항암제, 코로나19 치료제 등은 내부적으로 보기에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을 가져가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외부자금이 필요하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오는 2023년까지 해당 파이프라인을 비롯한 FOCUS 기술을 진보시켜 2025년에는 'FMCB(FuturMedicin ChemicalBank)'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4대 질환을 넘어선 라이브러리 구축을 통해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2025년부터는 1호 독자 신약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