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 상반기 카드사 실적을 가른 승부처는 '디지털'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결제가 확산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얼마나 구현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혁신 및 시스템 전환이 카드업계 실적 변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8일 오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출근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당기순이익 총액은 1조6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8783억) 대비 21.2%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가운데 중하위권에서 실적 순위 변동이 나타났다. 하나카드가 가장 큰 폭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하나카드 상반기 순이익은 653억원을 기록해 전년(316억) 대비 93.8%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실적 순위가 7위였던 하나카드는 이번 상반기에 한 계단 상승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5.1% 증가한 64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6위에서 7위로 순위가 밀렸다.
이같이 하나카드의 실적이 크게 증가한 데는 디지털 혁신이 주효했다. 하나카드는 손실이 나는 오프라인 혜택 위주의 카드를 구조조정하고, 그 대신 온라인 혜택을 강화한 카드를 선보였다. 지난 5월 출시한 '모두의 쇼핑 카드'가 대표적이다. 모두의 쇼핑 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온·오프라인 쇼핑 업종에서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쿠팡 등 주요 이커머스 이용액의 10% 적립률 선사하는 게 특징이다. 하나카드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하반기에 언택트 특화 시리즈 카드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모두의 쇼핑 신용카드의 사용 행태를 분석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모두의 시리즈를 하반기에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또 온라인 중심으로 디지털 발급 채널을 확대해 모집 비용 효율화했다. 하나카드 소속 카드 모집인은 약 50여명으로, 타 카드사가 모집인수가 수천명에 이른 것에 비하면 크게 차이가 난다. 또 비대면 카드 서비스를 확대하고, 서류 작업 등 업무 시스템 디지털 전환하면서 비용을 감축했다.
현대카드 역시 디지털 역량 강화로 실적 순위가 상승했다. 현대카드는 이번 상반기 16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36.5% 신장했다. 실적 순위는 기존 4위에서 KB국민카드를 넘어 3위로 안착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12.1% 증가한 1638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실적 순위는 한 계단 하락했다.
현대카드는 이커머스 업체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운영하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스마일카드' 로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PLCC는 특정 기업 자체를 브랜드를 사용해 집중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비대면 구매가 확산하면서 스마일카드의 사용 빈도가 크게 높아졌다. 실제로 2분기 말 기준 스마일카드의 누적 발급수는 90만매를 돌파했으며, 1분기 결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하반기에도 디지털 드라이브를 이어간다. 최근 현대카드는 30초 이내에 심사가 가능한 온라인 발급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고객별 맞춤별 정보를 제공하는 앱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디지털 역량을 다방면에서 높일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 고객이 공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개인에게 최적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별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신한(3019억) △삼성(2226억) △현대(1662억) △KB국민(1638억) △우리(797억) △하나(653억) △롯데(646억) 순으로 집계됐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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