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T 기업 카카오가 재계 2위 현대차 시가총액을 넘었다. 카카오는 시총 10위권에 진입했고, 현대차는 10위권에서 밀려났다. 코로나19 속에 뜨고 있는 비대면 미래산업이 전통 제조업을 앞지른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기준 카카오 시총은 21조5062억원, 현대차는 20조1916억원으로 각각 시총 순위 10위,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코로나19를 등에 업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1월 말과 비교하면 카카오 주가는 28% 이상 상승했다. 정부가 비대면 산업 육성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수혜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월 말과 비교하면 24% 이상 주가가 내려갔다. 국내외 생산 공장 가동 중단 여파 때문이다. 현대차의 2분기 컨센서스는 지난해 동기(1조2377억원)의 3분의1 수준인 4562억원이다.
카카오와 현대차 희비가 엇갈린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비대면 산업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카카오와 함께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 또한 코로나19 속에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반면 현대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어려운 전통 제조업으로 타격이 크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은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3월22일 문을 닫았다가 이번 달 8일부터 다시 가동되고 있는데, 최근 직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산업을 멈추지 않는 게 인도의 국가정책이라고 말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리스크가 언제든지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에도 카카오의 질주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황승택 하나금투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 디지털화 등을 포함한 환경변화와 더불어 카카오 플랫폼의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광고주들을 유인하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광고 인벤토리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며 최근 중소형광고주 증가 및 이들의 성과형광고 수요 확대에 따라 매출 성장은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쪽으로 무게 중심추가 옮기는데 현대차는 전기차 시대의 강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전기차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면 주도권을 잃을 우려가 있다"며 "전기차 시대의 핵심은 2차전지 배터리인데, 엔진을 핵심으로 하는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가 전기 자동차 시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장중 한때 LG생활건강을 제치고 시가총액(우선주 포함) 기준 9위로 올라섰다.
사진/카카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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