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하와 동결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코로나19 여파로 대폭 하향 조정이 예상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금리는 동결하되 국고채 직매입과 같은 유동성 공급책 시행이 지금으로서는 더 유효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24일 <뉴스토마토>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오는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 대해 인터뷰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
우선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둔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재 0.75% 수준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0.50%로 낮출 것으로 봤다. 수출·내수·물가 등 실물 지표 부진에 따라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한 상황에 정부와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긴급재난지원금이나 해외 소비 국내 유턴에 따라 2분기 국내소비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4월에 이어 5월 수출이 크게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금리 동결 명분은 약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재정 적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인하는 코로나에 따른 불확실성 하에서는 가장 리스크가 적은 선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결을 점친 전문가들은 통화정책보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조치들의 효과를 지켜보고 추가 유동성 공급책 마련에 고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의 따른 충격이 크고 하반기 지표가 추가적으로 나빠질 여지가 있지만 적자국채 물량에 대한 부담 등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6월 중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 등을 고려해 7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이미 반영이 됐기 때문에 지난 3월 0.50% 인하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저신용 회사채·CP 매입 특수목적법인(SPV) 설립 등 한은의 최근 기조가 유동성 공급 채널 확대로 가고 있다"며 "시장은 국고채 직매입의 정례화, 규모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동결을 예측한 전문가들은 연내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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