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차기 원내 사령탑 선출이 이번주 완료된다. 21대 국회를 이끌어갈 원내 지도부가 탄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점을 남긴 만큼 이들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일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실제로 20대 국회 법안처리율은 36.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19대 국회 43.9%에도 크게 뒤처지는 통계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으로 국민을 대표해 입법을 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국민의 일상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입법 활동이야 말로 국회 본연의 임무이자 권리다.
쟁점법안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 여야가 입장이 다르고 사안별로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만큼 법안을 두고 대립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 제대로 된 법이 만들어지고, 국민의 뜻을 일반적으로 반영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회가 즉 정치권이 보여준 모습은 이와는 달랐다. 당리당략에 몰입해 입법 본연의 역할은 뒷전으로 미루고 감정싸움만 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의 신뢰가 추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제 21대 국회다. 특히 사상 초유의 여대야소 형국이다. 무려 180석에 이르는 의석을 여당에 몰아준 것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유례없는 경제 침체를 벗어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야당에게는 이유없는 발목잡기나, 논리적으로 전혀 설득력이 없는 막말이나 행태를 그만두라는 경고다.
준엄한 심판에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진작할 경제활성화 입법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흔한 정쟁은 거둬야 한다. 오로지 지금의 국난을 극복하는데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이런 주문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고 새 국회가 들어설때마다 있어왔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항상 이를 외면해왔다. 몸싸움은 비일비재한 일이 됐고, 험한 욕설을 담은 언쟁은 지겹게 들어왔다. 오죽하면 국회에서의 충돌이 외신에 보도될 정도일까. 전형적인 후진 민주주의의 행태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것이 우리 정치권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선진적 국민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웃 일본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도 비교되는 상황에 전 세계인이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바탕한 국회의원 선거가 외신에 보도되고, 프로야구 개막이 이슈가 되는 상황이다.
이제는 정치도 품격을 갖춰야 한다. 몸싸움과 막말, 욕설은 놓고 정제된 언어와 행동으로 법안 내용을 두고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어려움에 놓인 국민들의 삶을 살펴 사회 안전망을 한층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제도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선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출석부터 제대로 하는 21대 국회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임기 마지막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20대 국회도 돼야 한다. 텅빈 본회의장과 상임위를 다시는 보지 말았으면 한다. 본회의와 상임위는 학생으로 치자면 등교를 하는 것이며, 직장인이라면 출근을 하는 것이다.
등교하지 않고 출근하지 않으며 당 회의에 꼬박꼬박 참석해 험한 말만 늘어놓는 정치인은 더 이상 필요없다. 무노동 무임금은 철저하게 국회의원에게 적용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는 반드시 입법화돼야 한다. 흐트러진 모습으로 사악한 눈으로 서로를 혐오하기 보다 정신차리고 일하는 국회를 보고 싶다. 정치꾼이나 정치낭인보다 정치가를 봤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램이다. 국민 상식의 눈에 어긋나고, 본인과 당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행태를 보이는 국회의원은 당장 끌어내리는 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권대경 정책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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