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코로나19로 하루 10만원 매출도 안 나오다 5월부터 나아지고 있어요. 아직 코로나 이전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생활방역이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나아지겠죠."
남대문시장 한영상가에서 10년 동안 여성의류를 판매해 온 전혜경씨(64)는 생활방역이 시행된 첫날인 6일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전씨는 특히 "단골이 돌아오면서 최근 30만~50만원 매출이 나온다"며 "재난긴급생활비가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한영상가에는 수 분 간격으로 고객이 드나들며 활기를 조금씩 찾아가는 듯 했다.
여성 속옷 판매점을 운영 중인 김모씨(55)는 "코로나 이후에 매출이 평소 10분의 1로 줄었지만 재난지원금(재난긴급생활비)이 풀리면서 조금씩 회복돼 요즘은 절반까지 올라왔다"며 "생활방역이 자리잡으면 매출이 정상궤도에 오를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남성복 업체의 문모씨(60)도 "노인들이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면서 코로나 이전 전체 매출의 3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생활방역 국면인만큼 매출이 더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점들은 모처럼 시장에 돌아온 고객 맞이에 분주했다. 특히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제로페이 등으로 재난생활비를 사용하려는 고객들을 대하는 방법도 공유하고 있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정책으로 매출 증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다만 업종에 따라 여전히 코로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도 있었다. 액세서리를 파는 박모씨(51)는 "최근 행인들은 늘었지만 매출은 코로나 이전의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식이라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인근의 명동 상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평소 노점상들이 가득 들어차 있던 거리에는 노점상을 아예 찾아보기 힘들었고, 거리도 비교적 한산했다. 아동 의류를 파는 전행숙씨(63)는 "어린이날에 양말 두켤레를 팔았을 뿐"이라며 "외국 관광객들이 와야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화장품 가게 점원 김모씨(34)는 "확진자가 10명 안팎인만큼 국내 손님은 1주일 전부터 늘어나는 추세이나, 단가가 적어 매출에는 변화가 없다"며 "앞으로도 중국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이상 변화는 없을 듯 하다"고 전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한국산 제품을 무더기로 사가는 유통 구조의 특징을 갖는 명동인 만큼 이들의 재방문이 있기 전까지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게 해당 지역 상인들의 공통된 말이다. 명동 관광안내소 관계자는 "1월에는 연휴 때문에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등이 하루 70~90명 찾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식당가의 분위기는 또 달랐다. 명동에서 30년간 한우 식당을 운영 중인 홍모씨(70)는 "어이가 없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홍씨는 기자에게 카운터에서 오후2시 기준의 정산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나타난 가격은 9만7000원. 그는 "점심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의 매출이 보통 200만원 정도 됐는데 요즘은 10만원에 미치지 않는다"며 "한달 임대료에 세금까지 1300만원이 넘는데 앞날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6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중구 명동 상권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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