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세계 1위 품목 경쟁에서 국산 메모리 반도체가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5년간 1위를 유지한 품목 중 메모리만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다. 그 외 1위 품목들은 범용 제품으로 수익성이 높지 않고 진입장벽도 낮아 경쟁이 치열하다.
23일 국제무역연구원 및 업계 등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수출 1위 품목에서 중국이 그 전년보다 38개 증가한 반면 한국은 12개 감소했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추격을 허용해 감소세다.
한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32개다. 그 중 수출액 10억달러 이상 품목을 보면, 최근 5년간 점유율 추이가 상승세인 것이 메모리 반도체다. 나머지는 보합이나 하락세를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는 2014년 32.2%에서 2018년 39.7%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다른 품목들은 파라크실렌의 경우 40% 점유율을 3년간 유지하다 2018년 38.6%로 떨어졌다. 또 ABS가 2017년 38.8%에서 2018년 37.8%로 감소했다. 테레프탈산은 같은 기간 42.6%에서 30.6%로 뚝 떨어졌다. 에틸렌은 5년간 25%~27% 사이 V자 반등했다. 벤젠은 2017년(27.5%)까지 올랐다가 2018년(25.4%)에 감소했다.
이들 화학제품은 기초소재 또는 중간재인데 중국에 많이 수출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중동에서 생산량이 늘고 원유가 아닌 셰일가스를 사용한 생산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등 경쟁이 심화됐다. 국내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관련 제조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증설하며 점유율 경쟁에 한창이다.
5년 연속 1위 품목엔 자동차 배터리도 있다. 전기차 시장이 유망한 이 분야에서도 역시 중국과 일본 등 글로벌 생산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한국의 점유율은 5년간 17.7%에서 16.7%까지 줄었다. 중국정부가 한국산 배터리 사용 자국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차단하는 등 로컬 기업을 키우기 위한 견제도 작용했다. 그밖에 5년 1위 품목엔 탱커, 석유아스팔트, 합성고무 등이 있는데 뚜렷한 성장세는 보이지 않는다.
메모리 반도체도 최근 중국의 추격이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중국 YMTC가 최근 128단 적층 3D 낸드플래시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2021년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128단에 진입해 있지만 내년에는 YMTC의 추격을 허용해 가격경쟁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YMTC는 아직 64단 낸드 수율을 높이는 단계로 국내 양사와는 단순 적층만으로는 아직 2~3년 정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삼성전자 2소켓 서버 6TB 메모리 솔루션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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