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오피스텔 분양에 빨간 불이 커졌다. 청약 시장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청약을 진행한 오피스텔 중 절반 이상이 기간 내 청약 마감에 성공하지 못했다. 청약을 성공한 곳도 평균 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열기가 미지근하다. 경쟁률이 수백 대 1까지 치솟는 아파트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간 오피스텔의 과잉공급이 이어진데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케팅의 제약이 커진 여파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공사를 진행하는 건설사의 재무 부담도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다수 나오면 공사비를 받지 못할 수 있다.
10일 건설·분양업계는 오피스텔 청약 시장에 열기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청약은 서울 일부를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흥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아파트 분양도 일정 조정을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대체투자처인 오피스텔도 집객이 어려워 홍보가 쉽지 않다”라고 부연했다.
실제 한국감정원 청약시스템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 접수를 받은 오피스텔 6곳 중 4곳이 청약 미달됐다. 미달된 4곳 총 1981실에 접수된 청약통장은 다 합해도 25개에 불과했다. 청약 흥행에 성공한 2곳도 평균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이 나오는 아파트와는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오피스텔의 청약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부동산114가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청약을 진행한 전국 오피스텔 68곳 중 69%에 달하는 47곳이 기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이 같은 부진이 이어지는 건 공급 과잉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누적돼온 입주물량이 많다는 것이다. 전국의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2018년 7만8711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9만1450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연말까지 총 7만1289실이 입주한다.
이처럼 물량이 많으니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고, 세입자를 찾는다 해도 주변 임대 시세를 고려하면 월세를 올려 받기 어렵다. 투자자 입장에선 높은 수준의 임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청약 시장에 나서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 청약 부진은 입주 물량 요인이 크다”라며 “오피스텔의 임대료는 크게 오르기 어려운 반면 분양가는 높아지고 있어 투자상품으로써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청약 시장 부진에 오피스텔을 공급하는 건설사는 부담이 커졌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면 준공 후에도 공사비를 회수하기 어려워 재무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순 도급 형태일지라도 시행사가 오피스텔 분양에 실패하면 시공사도 도급 비용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방문객이 적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견본주택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한 공사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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