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선박 연료 초저유황유(VLFSO)가 톤당 4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선복량이 줄자 연료 수요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연료가격이 또 다시 상승해 선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일 선박 연료 가격 정보매체 쉽앤벙커(Ship&Bunker)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운송 수요가 줄어들면서 선박 연료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연말에는 줄곧 상승세를 지켰다. 지난해 10월과 11월은 톤당 500달러대를 이어오던 가격은 12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시행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자 치솟기 시작했다. 마지막날인 12월31일에는 2달전과 비교해 200달러나 상승한 734달러를 찍었다. 연료가는 올 1월10일까지만 하더라도 700달러대를 유지했다. 규제가 시행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몰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화물 물동량이 감소하자 연료가격은 급격히 떨어졌다. 초저유황유 가격은 지난 1월28일 593달러를 기록하며 600달러대가 붕괴됐고 이달 24일 한달여 만에 500달러선이 무너졌다. 26일은 459.5달러로, 13일부터 26일까지 14일만에 54.5달러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연료가격이 떨어지면 단가도 하락해 마진이 개선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물동량 감소로 운임마저 하락하면서 해운업계의 실적 악화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화물 수출입을 위한 문의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들려오지만 실제로 운송이 성사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토로했다.
또 "운임을 정상적으로 받는다면 연료가격 하락은 선사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물동량과 함께 운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좋을게 딱히 없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연료가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해운사들이 물동량 하락으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더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느정도 정리되면 연료 가격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전망은 다르지만 선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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