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이니스프리의 중국 사업이 코로나19 여파에 시름하고 있다. 지난해 오프라인 위주로 매장을 확장한 전략이 되레 감염병 전파에 따른 소비 침체라는 유탄을 맞게 됐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중국 사업 확장에 따른 타격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이니스프리는 중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는 전략을 폈다. 지난 2019년 상반기 중국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560개에서 지난해 연말 기준 611개로 증가했다.
당시 이니스프리는 중국 3·4선 도시 위주로 점포 확장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 3·4선 도시에 진출한 이니스프리 매장이 전체 도시 대비 20%에 못 미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이니스프리는 반년 만에 매장을 50개가량 확장했으며, 온라인몰 역시 상반기 기준 6개에서 지난해 말에는 9개로 늘렸다. 이외에도 중국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중국 사업을 확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니스프리 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매출은 55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 하락해 외형이 축소했다. 영업이익도 62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로드숍 채널의 경쟁력 저하 및 브랜드력 하락 등으로 주요 대도시에 위치한 1·2선 매장들의 실적 부진이 가시화됐다.
더욱이 올해 1분기 확산되는 코로나19는 중국 오프라인 점포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매장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달 24일 기준 중국 내 전체 매장 가운데 32% 매장은 휴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66% 매장은 단축 영업 중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상점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니스프리는 이 같은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올해는 비대면 위주의 판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소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로는 북미 지역으로 판로를 넓힌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미국 세포라에 입점하고, 캐나다 진출 등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점포의 비대면 경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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