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앵커]
총 76페이지에 이르는 '고유정 사건'에 대한 1심 판결문에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새로운 사실이 포함돼 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인 혐의'에 대한 검찰 주장을 모두 존중함을 전제로 하면서, 배치되는 정황 또는 증거를 들어 조목조목 배척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정밀하게 분석해드리겠습니다. 신중권 변호사(법무법인 거산 대표)와 함께 하겠습니다. 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 등 일선 법원 주요 재판부에서 두루 근무했습니다.
※인터뷰의 저작권은 뉴스토마토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변호사님, 오늘은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한 의붓아들 살인사건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우선, 우리 판례는 고유정 살인사건 처럼 '간접증거'만 있을 때 어느 정도 증거가 나와야 유죄로 인정합니까?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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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도 이번 사건의 목격자나 직접증거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간접증거를 유죄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쟁점을 두가지로 요약했습니다. ▲피고인이 홍씨에게 수면제 성분이 들어 있는 차를 마시게 해 깊은 잠에 빠지게 했는 지 여부 ▲피고인 아닌 제3자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배제돼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추단될 수 있는 지 여부, 이 두가지인데, 이 두가지 점이 왜 쟁점이 되는 걸까요?
그동안 검찰이 공판에서 제시한 간접증거, 정황증거는 유죄 인정에 충분해 보인다는 의견들이 많았는데요.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가 '홍씨 신체 일부가 피해자 머리나 가슴에 올려지거나 포개져 질식사 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고, 의도적이고 강력한 외력에 의해 사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주장인데, 상당히 강력한 증거 아닐까요? 재판부는 어떻게 봤습니까?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두번째가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피고인은 피해자 사망 추정시각에 계속 깨어 있었던 점'입니다.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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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국과수 검사 결과 홍모씨(현 남편)에게서 모발채취일로부터 4개월 보름 이전인 1월 중순 이후 독세핀 성분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되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군요? 특히 이 부분에 대해 재판부는 조목조목 반대사실을 들어 배척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네번째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입니다. 홍씨에게 대한 아주 강한 복수심과 적개심이 있었다는 것이 검찰 주장인데,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군요?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지엽적이기는 하지만 다섯번째가 이른바 '치매노인 베개 질식사건' 기사 검색입니다. 피해자가 숨진 원인과 상당히 유사해 보이는데요?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여섯번 째가 바로 '홍씨의 잠버릇에 대한 뜬금 없는 언급'입니다. 이 역시 재판부는 유죄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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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가 피고인과 본인 어머니와의 대화입니다. '돌연사'라는 사망 원인 언급이나 사망 시각 등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했다는 건데요. 재판부는 어떻게 봤습니까?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여덟번째는 사건 당일 피고인이 간밤에 잠을 못 잔 것으로 보였다는 점입니다.
-피해자가 사망 당시 썼던 요와 전기장판,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매트리스를 처분하려 했던 점 등이 아홉번째 간접증거입니다. 이거 증거인멸 시도 아닐까요?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열번째 간접증가가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인데,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3개월 뒤 피고인이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및 유기한 점입니다. 이것은 홍씨와 피고인 본인 사이에 장애가 되는 것이 있다면 모두 제거한다. 이것이 고유정의 범행동기다. 이렇게 추론하는 의견이 많았지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피고인은 전남편 살인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을, 검찰은 의붓아들 살인사건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 각각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의붓아들 살인사건의 항소심에서는 어떤 부분이 쟁점이 될까요?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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