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등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에 원재료를 납품하는 철강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발원지인 우한에서 운영 중인 가공센터를 한 달이나 가동하지 못하게 되는 등 직접적인 생산과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후베이성을 끝으로 중국 전역에서 공식적인 춘절 연휴가 종료했지만, 수요부문인 주요 제조업의 중국 내 생산시설들은 아직 정상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급락하던 철광석 가격마저 공급부진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난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자동차용 강판 가공센터 가동을 한 달 가량 중단하게 됐다. 우한 공장은 앞서 지난 1월24일 중국의 춘절 연휴 시작과 함께 가동중단에 들어간 바 있다. 그러나 명절 기간 인구이동에 맞물려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예정대로 지난 1일 문을 열지 못하고 4일, 9일, 13일 등 후베이성 정부의 연휴 연장에 따라 추가로 문을 닫아왔다. 후베이성 정부가 연휴를 종료하고도 각 생산 공장 가동중단을 연장하겠다는 지침을 내면서 피치 못하게 오는 20일까지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우한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7만톤 규모로, 현지 자동차 생산 공장에 강판을 납품해왔다. 문제는 우한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중국내 20여개 생산·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서 지난 9일로 연휴가 끝난 다른 지역 가공센터 중에도 문을 열지 못한 곳이 있다. 포스코는 각 공장 소재 지방정부와 가동재개 협상을 하고 있지만, 당장 공장을 열어도 주요 자동차 기업 등 고객사의 생산이 정상화해야 수요가 회복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조업·판매 시점은 가늠하기 어렵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지방정부는 지난 13일로 춘절 공식 연휴가 종료한 뒤에도 현지 생산공장들의 가동을 오는 20일까지 추가 중단키로 했다. 사진은 우한 현지 교민이 촬영해 온라인에 올린 영상 속 텅 빈 우한 시내 모습. 사진/영상 갈무리
이런 가운데 철광석 가격마저 공급부진으로 다시 오를 조짐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마지막 주 톤당 90.16달러로 하락한 뒤 지난주 8% 추가 하락해 82.98달러까지 내려갔다. 수요부진으로 인한 일시적 급락인 만큼 당장 영향을 평가할 순 없더라도, 지난해 철광석 가격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했던 철강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떨어지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13일 회복세로 전환을 시작, 톤당 87.68달러로 하루 사이에만 5.8% 상승했다. 브라질 발레(Vale)사 등 주요 공급사들의 생산실적 부진이 주된 요인이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수익성 악화 요인이었던 철광석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실적 부진을 만회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 업계의 코로나19 여파 회복은 더뎌지는 반면,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반사이익을 볼 틈도 없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을 들여와서 실제 생산에 이용하기까진 3개월 정도의 시차가 걸려 당장의 가격 변동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부진을 맞고 있는 만큼 일단은 가격협상보다도 전체적인 경기 회복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요 회복의 키를 쥐고 있는 자동차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9% 감소했고, 수출과 내수도 각각 28.1%, 14.7% 줄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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