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워싱턴서 한·미관계 뿌리 찾아
구한말·대한제국 시절 최초 설치 대한제국공사관, 한·미 우호 상징 이화손 묘터
2020-01-13 15:02:22 2020-01-13 15:03:3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미국 순방 마지막 도시인 워싱턴D.C.를 방문한 박원순 시장이 구한말·대한제국 시절 한미관계의 뿌리를 찾아 나섰다. 박 시장은 지난 12일 오후 3시<현지시간> 구한말 자주외교의 상징적 공간인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찾았다.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은 1889년 2월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으로 16년간 미국 주재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사용됐다. 외교적 지평을 확장하고자 했던 구한말 자주외교의 첫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워싱턴D.C.의 19세기 외교공관 중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유일한 공사관 건물로 의미를 더한다.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은 1910년 한일강제병합으로 일본공사가 단돈 5달러에 강탈해 바로 10달러에 미국인에게 매각했다. 이후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2012년 정부가 350만달러를 들여 매입한 뒤 복원작업을 거쳐 2018년 5월 전시관 형태로 재개관했다. 
 
박 시장의 공사관 방문엔 캐슬린 스티븐슨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이 동행해 한미 외교관계의 우호적인 역사적 공간을 함께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전 주한 미국대사 역임한 인물로,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
 
박 시장은 “1800년대 당시에 대한제국 거의 마지막 순간에도 이런 워싱턴에 번듯한 공관을 확보하고 독립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위기와 고난의 순간을 우리가 기억하게 된다. 지금은 상황이 너무 좋아졌지만 그 때 어려운 시기에 선조들이 누렸던 헌신의 노력을 우리가 기억해 더 좋은 나라, 더 강력한 나라 만들어가고 한미간의 우호를 좀 더 강력하게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서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의 원주인이자 미국 외교관이었던 세스 펠프스의 가족묘에 함께 묻혔던 걸로 추정되는 이화손의 묘터를 방문해 참배했다. 이화손은 미국에서 태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외교관 자녀이자, 미국 시민권 1호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세스 펠프스의 가족묘에 묻혀있던 오래된 묘비에서 ‘니화손’이라는 한글이름이 작년 5월 확인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미 외교관 출신으로 미국에 한국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데 앞장섰던 세스 펠프스의 가족묘에서 묘비가 발견된 점은 당시 대한제국과 미국과의 우호관계가 깊었음을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화손에 대해 1890년 당시 현지 신문 이브닝월드는 미국에서 태어난 첫 조선인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과거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준분들을 정부나 서울시 차원에서 발굴하고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미대한재국 공사 이채연의 활동과 기록, 스토리에 관한 특별전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연내에 한 번 여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말했다.  
 
미국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3시<현지시간>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방문했다. 사진/서울시
 
미국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3시<현지시간> 이화선 묘터를 방문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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