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스마트폰 보급화로 하루 종일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인구가 늘었다. 이와 함께 눈 건조함이나 침침함, 이물감, 두통 등의 이상증상을 겪는 사람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40대 이후쯤 되면 노안이 시작되기 때문에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두통은 일상에서 꽤 자주 겪는 증상 중 하나라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두통으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4년 약 75만명에서 지난해 91만명으로 5년 새 약 21% 증가했다. 하지만 두통에 대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10% 정도만 병원을 방문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통을 고질병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치료 없이 넘긴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통의 원인은 의외로 안질환 때문인 경우가 많다. '머리가 아픈데 눈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눈은 뇌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의외로 눈으로 인한 두통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센트럴서울안과를 방문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안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많은 수의 환자들이 눈에 나타나는 이상증상 외 두통 및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특히 급성 녹내장 환자들에 있어서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충혈, 심한 안통과 함께 두통증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애리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은 "일반적으로 원인을 알 수 있는 두통의 종류 중 전체 두통 환자의 약 5%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눈과 관련된 두통"이라며 "눈은 사물을 받아들이는 렌즈의 역할을 하는 만큼, 눈이 좋지 않을 때는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두통과 연관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이 바로 안구건조증이다. 많은 두통이 눈, 코, 또는 얼굴 안면부의 자극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다. 특히 각막은 신체에서도 가장 민감한 조직이기 때문에 눈물이 각막을 충분히 보호해 주지 못하면 눈이 무겁고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 없이 단순히 머리만 아플 때도 많다. 다른 뚜렷한 원인을 찾기 힘든 상황의 두통이라면 한번쯤 안구건조증과 같은 질환이 아닌지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
노안으로 인한 근거리 작업 시에도 두통이 생길 수 있다. 흔히 '조절피로'라고 하는데 조절피로는 노안이 오기 시작하는 40대 이후에 느끼는 것이 보통이지만 노화가 오기 전이라도 원시가 있는 경우나 혹은 내사위 등의 조절부족 환자들에게 나타난다. 정시나 근시보다 가까운 곳을 볼 때 더욱 많은 조절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시나 난시가 심한 눈은 20~30대라도 근거리 작업시 두통이 동반될 확률이 높다.
양쪽 눈의 시력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엔 뇌가 시력이 좋은 눈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교정을 하지 않으면 시력이 나쁜 눈은 점점 나빠져 결국 좋았던 눈도 시력을 조금씩 잃을 수 있다. 양쪽 눈으로 잘 보아야 사물의 입체감을 잘 느낄 수 있는데 한쪽 눈만 잘 보이면 원근감이나 입체감이 모두 떨어지고 두통이 동반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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