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삼성계열 건설사가 올해 신규 수주에서 고전하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중동 수주에 힘을 실어준 가운데 삼성가(家) 건설사의 먹거리 확보에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국내외로 건설산업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계열 건설회사들이 사우디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3분기까지 약 4조4000억원 규모를 새로 수주했다. 연간 목표 11조7000억원의 37.5% 수준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목표 6조6000억원 중 29.4%에 해당하는 1조93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올해 수주 목표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내년부터는 두 회사의 신규 수주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우디에서 삼성계열 건설사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사우디와 ‘키디야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스포츠 스타디움과 수영장 등을 건설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내용이다. 규모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키디야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남서쪽 45km 떨어진 사막 지대에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7000억달러(약 814조원) 중 인프라 건설 비용만 80만달러(약 9조원)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를 비롯해 향후 발주되는 물량에서도 삼성물산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계열사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협력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직접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 9월 사우디를 방문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고 앞선 6월에도 서울에서 회동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사우디에서 건설하고 있는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아 중동이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이 중동에 무게를 싣고 있다”라며 “사우디에서 삼성계열 건설사들이 수주를 늘려가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및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이미지/삼성물산
국내의 한 대형 건설사가 진행 중인 해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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