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일감 감소·임협 장기화 '이중고'
차기 집행부 임기 18일 시작…노사 관계 돌파구 마련 주목
발주부진에 일감 확보 난항…수주잔량도 감소 추세
2019-11-05 20:00:00 2019-11-05 20: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미포조선이 일감 감소와 임금협상 장기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발주량 감소로 수주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5월부터 시작한 임협 교섭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노조가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에 돌입하면서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 말 제18대 노조위원장에 강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오는 18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강원식 위원장은 지난 15대와 16대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교섭은 차기 집행부 임기가 시작된 후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강 위원장은 강성·실리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측은 중도 실리 노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일감 감소와 임금협상 장기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사 단체교섭 상견례 모습. 사진/현대미포조선
 
이에 따라 차기 집행부가 임협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5월 첫 상견례 이후 5개월간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 여전하다. 다만 현 집행부의 기본급 12만3867원 인상 요구안을 차기 집행부가 바꿀 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차기 집행부가 활동을 시작하면 요구안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고수하고 있는 임금 인상안이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의견차를 어느 정도 좁혀야만 잠정합의 여지가 있는 제시안을 내놓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현대미포는 수주 실적 부진으로 일감 감소에 따른 어려움도 겪고 있다. 회사는 올 3분기까지 15억7900만달러를 수주했는데 이는 수주목표치 대비 44.7%를 달성한 수준이다. 수주량이 줄면서 자연스레 수주잔량도 감소하고 있다. 회사는 1월 말 122척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9월 말 106척을 기록했다. 
 
조선소는 2년치 이상의 일감을 가지고 있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주력 선종이 중소형선일 경우 건조기간이 짧기 때문에 수주잔량은 더욱 빠르게 줄어든다. 회사 관계자는 "2년 정도 일감을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조선소를 돌릴 수 있는데 2년치가 안 된다"며 "내년 일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현대미포조선
 
또 수주 영업을 할 시간도 부족하다. 12월에 연휴가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12월 중순이 지나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접어들기 때문에 이달과 12월 초에 빠짝 실적을 올려야 한다"며 "영업 본부가 수주를 위해 올인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차기 집행부가 교섭위원을 새로 선출해서 교섭을 재개할 것"이라며 "요구안의 틀은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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