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이 원브랜드 위주에서 멀티숍 위주로 변화하며 고민에 빠진 1세대 로드숍들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진출이 활발했던 일본과 중국 시장을 넘어 터키, 북미, 유럽 등 의외의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로드숍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다. 에이블씨엔씨는 대표 판매전략 중 하나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전 세계 46개국에서 16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터키에 문을 연 미샤 매장. 사진/에이블씨엔씨
해외 수출 비중도 늘고 있다.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화장품 사업 부문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지난 2017년 17.1%에서 지난해 20.2%로 확대됐으며 올 상반기에는 22.4%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진출한 터키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300만 달러 매출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화장품 전문 유통 기업 인피니티 벤쳐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지난 2분기 흑자전환한 토니모리도 해외 시장과 신채널을 매출 개선 효과로 꼽았다. 토니모리는 뷰티 경쟁이 치열한 유럽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화장품 최초로 유럽 세포라에 진출했으며 전용 매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영국의 H&B스토어 '부츠'와 왕실 전용 백화점으로 알려진 '헤로즈 백화점'에 진출했다. 토니모리의 매출 중 수출 비중 역시 지난해 19.24%로 전년 대비 소폭 확대됐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은 호주 시장에 이니스프리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으며 LG생활건강 역시 미국 화장품 전문 기업 뉴에이본을 인수해 북미 시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출한 더페이스샵의 경우 베트남 전체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 로드숍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한계는 명백하게 보이며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해외시장은 매출 확대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 진출은 마지막 탈출구다. 1세대 로드숍들은 국내 시장에서 사양화되고 있다. 로드숍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조811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난 2017년 2조29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1조7000억원 규모로 2조원 벽마저 무너졌다. 로드숍 브랜드들은 국내 사업 부진을 타개하고자 온라인몰을 강화하거나 멀티숍 전환을 꾀하고 있으나 가맹점과의 상생 문제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더군다나 멀티숍 중에서는 올리브영이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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