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올해 상반기 최고가를 경신한 전국 아파트 비중이 전반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정책에 시장은 위축됐지만 여전히 최고가를 갱신하며 인기를 끄는 지역이 있는 가운데 최근 가격 상승으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8일 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에 공개된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최고 매매거래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증가한 경우는 36.6%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비율인 56.2%에서 약 2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매 최고거래가격이 오른 비중은 35.3%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최고거래가격이 오른 주택형 비중이 88.6%인 것과 비교하면 50%포인트 줄어들었다.
서울 외에 수도권에서 상반기 아파트 매매 최고 거래가격이 상승한 비중은 경기 32.6%, 인천 41.2%에 그쳤다. 지방은 대전이 5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매매시장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대구(40.7%)와 광주(48.7%)는 40% 이상이 지난해 하반기 최고가보다 높은 거래가격을 기록했다. 그 외 세종(42.0%), 전남(48.8%)이 40% 이상의 비중을 기록했다. 충북은 29.8%로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 아파트 매매 최고 거래가가 상승한 비중은 증가했다. 대전 56.1%, 서울 52.7%로 두 지역이 5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경제침체 영향으로 매매시장 둔화가 길어지고 있는 울산은 44.6%가 최고 거래가격이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과 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1분기 대비 2분기 매매 최고거래가가 상승한 비중이 절반 이하였다.
정부가 대출 제한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을 잠시 안정화했지만 여전히 최고가를 경신하는 주택형이 나오고 있다. 직방은 이 같은 최고 매매 거래가 상승이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수요 심리가 자극 받는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신규 분양 단지의 가격이 9억원을 넘어서는 점도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 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1분기보다 활기가 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성헌 직방 연구원은 “경제 환경이 아파트 시장에 비우호적 상황이 되고 있지만 오히려 서울 아파트가 안전자산이라는 생각과 그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속 상승했다는 투자 경험이 수요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낮은 금리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거란 전망도 겹쳐 아파트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현재 아파트 매매시장은 정부의 대출제한 등 수요억제책과 금리인하 및 수요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수요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거나 아파트 매입 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격 급등 등 지난해 시장 불안정성이 재현될 가능성이 아직은 높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일부 회복된 투자심리가 지속적으로 매매시장에 유입되면서 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만큼 서울 강남 재건축 등 일부 투자상품과 지역은 국지적인 가격 불안이 올해 하반기 동안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방은 절반 이상이 이전의 고가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호황을 보였던 지역이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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