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교역조건이 국내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교역조건과 우리 경제가 동시에 악화되는 시기가 있었지만 반대로 교역조건 악화에도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경우도 포착됐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5월호 '글로벌 충격이 교역조건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교역조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2014~2016년에는 교역조건 개선에도 성장률은 낮은 수준이 계속됐다.
경제성장률과 교역조건이 동시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시기는 1990년대 초반에 한정됐다.
조동애 한은 국제무역팀 과장은 "연구를 통해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교역조건이 나빠지는 것이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급 축소 충격 발생 시에도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교역조건은 개선됐으나, 성장률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만 원유 공급 축소의 경우에는 상관관계가 포착되기도 했다. 교역조건이 악화됐고 이에 경제성장률도 하락했다.
한은은 교역조건 변동에 따른 우리 경제의 움직임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내재적 근본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역조건 악화 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거나, 교역조건 개선 시 성장률이 상승한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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