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익성·성장성 하락…반토막 난 매출액증가율
주춤해진 수출에 매출액증가율 4.2%…전년비 5.7%p ↓
2019-06-04 12:00:00 2019-06-04 15:33:32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지난해 국내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반도체와 같은 제조업 주요 업종의 수출이 전년에 비해 큰 힘을 못쓴데다, 건설업의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작년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증가폭이 축소된 것이 국내 제조업 매출액증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사진은 반도제 제조업체 직원이 설계도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4.2%로, 전년(9.9%)에 비해 5.7%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법인기업 2만4539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이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일제히 하락해, 대기업은 9.5%에서 4.3%로, 중소기업은 11.3%에서 3.9%로 쪼그라들었다. 
 
매출액증가율이 감소한 것은 국내 기업의 매출을 견인하는 제조업 수출이 주춤해진 영향이 크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4.5%로 전년(9.8%)의 절반에 못미쳤다.
 
업종별 매출액증가율을 살펴보면 반도체가 사용되는 전자·영상·통신장비는 3.1%로 전년(19.9%)보다 16.8%포인트 급감했다. 기타기계·장비는 발전플랜트 수주 감소와 디스플레이 업체의 신규투자 둔화로 전년(18.6%)대비 16.6%포인트 줄어든 2.0%를 기록했다.
 
1차금속도 제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탓에 전년(15.1%)에서 12.0%포인트 하락한 3.1%의 매출액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2017년의 경우 반도체 업황이 워낙 좋았던 해라, 그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도 전년 9.9%에서 지난해 3.8%로 크게 내려앉았다. 특히 건설 부문은 건설기성액 감소로 마이너스로 돌아서, 전년 18.6%에서 지난해 -2.0%로 악화됐다.
 
도매·소매는 10.1%에서 5.2%로 하락했는데, 대형마트와 같은 할인점업체 매출의 부진과 수입자동차 판매가 둔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성장세의 둔화와 함께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9%로 0.4%포인트 내려갔다.
 
제조업은 석유정제·코크스와 자동차의 부진으로 8.4%에서 8.1%로 떨어졌으며,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과 도매·소매의 마진 감소로 6.0%에서 5.3%로 하락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7.1%, 5.9%로 전년에 비해 5.0%포인트씩 줄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부담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은 확대됐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아지고 이자비용 부담은 커진 탓에 645.5%에서 588.4%로 줄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각종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 지표다. 지난해 이 비율이 100%도 안되는 기업의 비중은 32.3%로, 2013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 3곳 중 1곳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상황이었다는 뜻이다. 또한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 비중은 19.6%에서 22.1%로 확대됐다. 
 
다만 전체 기업의 안전성은 개선된 모습이다. 부채비율은 4.2%포인트 떨어진 91.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차입금의존도는 0.4%포인트 하락한 25.6%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구간별로는 100% 미만인 기업이 27.0%에서 29.6%로 확대된 반면, 자본잠식 기업은 8.3%에서 7.9%로 축소됐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59.7%에서 56.0%로 줄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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