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의 공공 생리대 지원정책이 공공행정으로 최고 권위를 갖는 UN공공행정상을 수상했다. 서울시 여성정책으로 다섯 번째 수상이다. 서울시는 여성건강권 증진을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해 온 공공 생리대 지원정책이 유엔 공공행정상(UN Public Service Awards, UNPSA)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
UN공공행정상을 주관하는 UN경제사회국(UN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UNDESA)은 서울시 공공 생리대 지원정책을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양성평등적 공공서비스 추진 분야에서 선정했다. 공공행정상은 공공행정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2003년 제정된 이후 많은 공공기관들의 응모로 매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UN공공행정상은 세 단계에 걸친 엄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정책을 선정하며 UN 공공행정의 날인 매년 6월23일 시상식을 개최한다. 2019 UN 공공행정상 수상기관은 총 11곳으로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유일하다.
앞서 서울시는 2010년 여성행복 프로젝트, 2011년 가출위기 십대여성 자립지원 프로그램, 2013년 여성 1인가구 종합지원정책, 2015년 여성안심특별시로 유엔공공행정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 다섯 번째 수상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서울시 여성정책의 우수성을 재확인하고, 여성친화도시로서의 브랜드를 이어갔다.
공공 생리대 지원정책은 여성 건강권 증진사업으로 중요한 성장기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기 어려운 저소득층 십대여성의 성건강권을 기본권 차원에서 보다 촘촘히 보장하기 위해 2016년부터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수급 여성청소년 10~19세 9200명에게 일회용 생리대를 낙인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거주지로 직접 배송한다. 돌봄 사각지대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소녀돌봄약국, 가출청소년 쉼터 등 800개소와 성·가정폭력 피해자, 노숙인 시설 등 취약여성이 이용하는 기관 192곳 등에 생리대를 비치해 지원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취약계층을 넘어 갑자기 생리를 시작하거나 미처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해 곤란한 여성들의 건강권을 증진하기 위해 공공기관 비상용 생리대 비치 사업을 첫 도입했다. 6월부터는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11곳에서 160곳으로 대폭 확대한다. 청소년시설, 도서관, 복지관, 박물관, 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이다. 무료자판기와 코인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는 코인형 무료자판기를 고안해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다만, 코인은 안내데스크에 따로 코인통을 마련해서 직원에게 요청하지 않고도 이용자가 직접 가져갈 수 있다.
문미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저소득층 청소년이 생리대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깔창생리대’ 문제가 3년 됐다”며 “처음으로 생리대 지원 모델을 만들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여성 성건강을 위한 교육 및 다양한 캠페인 등을 실시해왔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대한적십자사, 서울시, 깨끗한나라가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대 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대한적십자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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