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어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송환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21일(현지시간)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송환 요구에 대한 미국의소리(VOA) 논평 요청에 "유엔 안보리 결정에 따라 국제적인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며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이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을 거론하며 선박압류를 비난한 데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대응했다.
앞서 김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조치를 '극도로 적대적인 대북정책 산물'이라고 비난하며 즉각 송환을 요구하는 한편 대북제재 해제도 촉구했다. 김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국가 소유의 선박이자 공화국의 자산"이라며 "우리 주권이 완벽하게 미치는 영토의 일부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법과 유엔헌장 상 일방적인 제재와 영토를 벗어난 사법적용은 국가 간 법적 평등원칙·국가주권 존중 원칙 등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다만 김 대사가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은 미국에 달려있다" "우리는 미국의 반응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 국무부는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위한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에 여전히 열려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의 여론전에 끌려가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대화의 문은 열어놓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대 이란제재로 촉발된 미-이란관계 격화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적으로 코너에 몰린 가운데 북한과의 관계개선으로 해법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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