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9·13 부동산대책 이후로도 서울에서 거래가격이 상승한 아파트가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거래가가 상승한 아파트 비중이 절반을 넘는 반면 지방은 지역에 따라 상승과 하락 비중이 엇갈렸다. 9·13 대책 전후로 가격이 상승한 아파트 비중은 감소 추세지만 전국적으로 여전히 아파트 거래의 절반 이상은 전보다 상승한 가격으로 이뤄지고 있다.
8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이 2018년 1~8월 대비 지난해 9월~올해 4월2일까지의 아파트 실거래가격 변동 비중을 조사한 결과 서울에서는 전체 거래 중 92.7%가 오른 가격에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값이 하락한 거래의 비중은 7%에 그쳤고 0.3%가 보합세를 보였다.
인천에서는 53.7%, 경기 지역은 61.7%에 달하는 주택형 가격이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지역에 따라 상승과 하락 비중이 엇갈렸다. 대구, 광주, 대전, 세종 전남에서는 상승 비중이 더 높은 반면 그외의 지역에서는 하락세를 보인 주택형의 비중이 더 높았다. 광주에선 거래가격이 상승한 아파트가 79%에 달했고 대전과 대구도 60%를 넘었다. 그러나 울산은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 비중이 81.8%에 달했고 경남과 충북도 하락한 비중이 75%를 넘었다. 부산에서도 하락 비중이 70%에 육박했다.
9.13 대책 전후 거래가격 변동한 아파트 비중 추이. 자료/직방
9·13 대책 전후로 가격이 상승한 아파트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아파트가 값이 오르고 있다. 전국 기준 2018년 1월~8월 동안 2017년보다 거래가격이 상승한 아파트 비중은 58.5%였다. 반면 지난해 1월~8월과 비교할 때 2018년 9월부터 이달까지 가격이 오른 아파트 비중은 54.6%로 3.9%포인트 감소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1~8월 72.5%를 차지하던 거래가격 상승 아파트 비중이 지난해 9월~이달 69.9%로 떨어졌다. 반면 가격이 하락하는 아파트 비중은 26.8%에서 29.2%로 늘었다. 이 같은 양상은 지방에서도 나타났다. 가격 상승 아파트의 비중은 9.13 대책 전인 2018년 1~8월 동안 44.2%에서 지난해 9월~이달 41%로 줄었다. 하락 비중은 54.7%에서 57.6%로 2.9%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매매 시장에서 가격이 급하락하기보다는 연착륙하는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직방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의도대로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급격한 가격 하락이 나타나기보다는 연착륙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격 안정화로 이어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이 상승하는 아파트 비중의 감소세는 거래감소가 심화된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서로 원하는 가격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 의사가 약해지고 매수가격이 낮아지는 아파트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은 매도와 매수 사이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며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매도자는 아파트 보유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아직 늘지 않은 상태이므로 가격을 낮춰서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적정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가격 선에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여전히 아파트 값이 오른 거래가 9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매도자 우위 시장인 것으로 보인다.
직방 관계자는 “금융비용 등이 증가하지 않아 매도자의 보유 부담이 커지지 않는다면 아파트 거래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위축이 길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는 6월이 거래시장의 변화가 나타나는 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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