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농심과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담합 혐의를 완전히 벗고 해외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에서 제기됐던 담합 관련 집단 손해배상 소송은 최근 피고 승소로 끝났다.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담합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나 현지 진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같은 내용으로 캐나다에서 제기된 소송도 소취하로 종결됐다.
2일 농심과 오뚜기에 따르면 농심 아메리카와 오뚜기 아메리카에 라면 가격 담합과 관련해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더 플라자 컴퍼니(The Plaza Company)와 소비자들이 지난달 6일 1심 패소에 대한 항소 포기 의사를 담은 소송종결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담당 판사는 같은 달 20일 소송종결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기간 만료 시점인 오는 22일까지 더 플라자 컴퍼니 등이 항소하지 않으면 이번 소송은 완전히 종결된다.
앞서 더 플라자 컴퍼니는 지난 2013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농심 아메리카와 오뚜기 아메리카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행위 금지명령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에는 현지 소비자들도 집단으로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1월 배심원 재판으로 시작됐으며, 법원은 올해 1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같은 내용으로 2015년 캐나다에서 테레사 코즈마(Theresa Kozma)와 줄리 파크(Jooli Park)도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2월 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송 과정에도 농심과 오뚜기 현지 법인의 매출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소송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난해 농심 아메리카의 매출액은 2451억원으로 전년보다 9.5% 증가했다. 오뚜기 아메리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293억원으로 28.5% 늘었다. 담합 소송의 종결로 이같은 성장세는 한층 탄력받을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메인스트림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의 미국 매출은 백인, 흑인 중심의 메인스트림 시장과 아시안 시장의 비중이 6대 4 정도다. 지난해 LA 공장은 용기면 설비를 추가해 현재 봉지면 2개, 용기면 4개의 설비에서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오뚜기 아메리카는 한인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푸드쇼 참가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오뚜기 아메리카의 매출은 캘리포니아 지역과 뉴욕, 뉴저지 지역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는 과거 공정위의 담합 판정 이후 400억원이 넘는 소송비를 비롯해 추산하기 어려운 이미지 손상 등을 입었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 3월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4개 업체가 2001년 5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라면 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농심은 1080억원 오뚜기는 98억원, 한국야쿠르트는 62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받았고, 삼양식품은 담합 자진 신고자 감면 혜택에 따라 120억원의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농심과 오뚜기는 이에 불복해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15년 12월 농심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대법원은 2106년 1월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에 대해서도 승소 취지로 판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LA 인근 마운틴하이 스키장에서 열린 농심 라면 프로모션 모습. 사진/농심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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