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수출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4년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업황 부진과 대외 수출 여건 악화 등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471억1000만달러(약 53조394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줄어들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1.7%)을 시작으로 올해 1월(-6.2%), 2월(-11.4%), 3월(-8.2%) 넉 달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이처럼 수출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온 원인 중 하나는 반도체 부진이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으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90억600만달러로 전달 대비 16.6% 감소했다. 반도체는 지난 1월(-23.3%), 2월(-24.8%) 연이어 두 자리 감소 폭을 보이고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D램(8Gb 기준) 가격은 5.07달러, 낸드플래시(128Gb 기준) 가격은 4.93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4.0%, 27.9% 폭락했다.
반도체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올해 수출 사정 역시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2월 애널리스트 11명, 협·단체 관계자 등 15명을 대상으로 2019년 반도체 경기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작년보다는 다소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전문가 전체 그룹을 대상으로 한 항목별 응답 비중을 살펴보면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보다 호조’가 전체 응답의 약 4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 수준 유지’를 응답한 비중이 약 35%를 차지하면서 그 다음으로 많았다. ‘평년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약 12%를 차지했고,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약 8% 수준이었다.
악화가 전망된 배경은 올해 전년 평균 가격 대비 2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산업연구원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의 85%는 가격 하락을 예상했는데, 이는 소폭 상승 및 보합을 예상한 전문가 비중(1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평균 34.9% 떨어질 것으로 봤다. 수요 둔화와 재고 누적, 공급 과잉,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폭이 클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부진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축소되면서 반도체 수출 경기의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평균 약 16.9% 감소하고, 하반기 수출은 약 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 역시 우리나라 수출에 있어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서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8년 래 최저 수준인 6.2% 성장하는데 그칠 거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 수출국으로 작년 기준 전체 수출 비중의 26.8%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15.5% 감소했다.
13대 주력품목 중에서는 선박(21억달러·5.4%↑)을 제외하고 자동차부품(-0.8%), 디스플레이(-16.3%), 섬유(-11.8%), 무선통신기기(-32.3%), 컴퓨터(-38.3%) 가전(-6.4%) 등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신 수출성장동력 품목으로 육성 중인 이차전지(10.2%), 바이오·헬스(13.0%), 전기차(94.8%) 등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줄어든 점(2018년 23.5일, 2019년 22.5일)을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21억8000만 달러에서 20억9000만 달러로 4.9% 줄었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41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52억2200만달러 흑자로 8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관련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9일 수출전략조정 회의를 주재하고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세종=조용훈·이진성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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