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32년간 복무하다가 명예전역한 부사관이 미성년자 시절 집행유예형을 확정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는 이유로 부사관 임용 처분을 취소한 것은 잘못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원사로 명예전역했다가 부사관 임용을 취소당한 최모씨가 국가·육군참모총장·육군종합군수학교장을 상대로 제기한 퇴역 대상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은 "최씨는 지난 2016년 대구가정법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의 출생연월일을 '1962년 5월19일'에서 '1963년 5월19일'로 정정하는 것을 허가받았는데 이에 비춰 1962년 범죄를 저지를 당시 최씨 나이는 구 소년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19세"라며 "최씨가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로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따라서 최씨에 대해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에는 장래에 향해 형의 선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따라서 최씨에 대한 단·장기복무 하사관 임용은 모두 유효하다"며 "원심은 최씨에 대한 단·장기복무 하사관 임용을 모두 무효로 보고 그 임용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최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러한 원심에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과 소년법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1983년 육군에 입대한 최씨는 단기복무 하사관을 거쳐 1986년 장기복무 하사관에 임용된 뒤 원사 진급 후 명예전역을 신청했고 2015년 9월 육군참모총장은 명예전역을 명했다. 하지만 육군은 최씨가 1982년 12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확정 선고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고 2016년 육군종합군수학교장은 최씨에 대해 단기복무 하사관 임용을 무효로 하는 인사명령을 내렸다. 또 국군재정관리단장은 최씨에게 전역수당 및 퇴직급여 환수처분을 내렸다.
최씨는 환수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뒤 국군재정관리단에 퇴역연금을 신청했으나, 국군재정관리단은 최씨에 대한 단기복무 하사관 임용을 무효로 하는 인사명령이 유효하게 지속 중이라는 이유로 퇴역연금 지급을 거부했다. 최씨는 범죄를 행할 당시 소년이었으므로 소년법에 따라 장래에 향해 형 선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육군참모총장은 퇴역 명령이 유효함을 확인하고 국가는 정년전역과 퇴역 대상자임을 확인해야 한다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구 군인사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유예 중이거나 그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하사관에 임용될 수 없다. 다만 과거 소년이었을 때 죄를 범해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장교·준사관 또는 하사관으로 임용된 경우에는, 구 소년법에 따라 그 임용이 유효하다.
1심은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최씨는 1962년 5월19일생으로서 소년이 아님을 전제로 종전 판결을 받았고 확정된 점, 최씨의 인사자력표에도 생년월일이1962년 5월19일생으로 기재된 점 등을 보면 최씨가 종전 범죄를 행할 당시 소년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항소심도 "최씨가 단기복무 하사관으로 임용된 1983년 6월은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 내 기간에 속한다"며 "당시 존재했던 공부에 기초해 최씨 생년월일을 1962년 5월19일생으로 추정해 종전 범죄 당시 소년이 아님을 전제로 선고·확정된바, 종전 판결에 대해 구 소년법 제60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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