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5위 싸움…이번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3·4세 경영인 항목서 첫 5위권 진입
2019-02-07 07:00:00 2019-02-07 07: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이 '향후 기업을 잘 이끌 것 같은 3·4세' 항목에서 처음으로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오너 경영인으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발표된 '2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의 3·4세 경영인 항목 조사 결과, 정 부사장은 5.69%의 지지를 얻어 5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6월 첫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이 항목의 '톱5'는 지난해 12월까지 변함이 없었다. 구광모 LG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등 5명이 7개월 연속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첫 균열은 지난달 나타났다.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허 부사장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이달에는 정 부사장이 약진했다. 이 부장은 이번 조사에서는 7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이달에도 1위는 25.63%의 지지를 얻은 구 회장이 차지했으며, 이 부회장(19.16%), 정 부회장(12.96), 정 수석부회장(12.31%) 순이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이 지난해 3월20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7주기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부사장의 선전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세대 교체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3·4세로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에 맞춰 현대중공업그룹도 머지 않아 정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최고경영자(CEO)로서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한 지 4년만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직함도 추가했다. 
 
아직까지 그의 경영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성과들은 많지 않지만 최근의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이자 세계 1위 석유업체인 아람코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 이 계약은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아람코에 매각하는 것으로, 현대중공업과 아람코의 협력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해당 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의 전략적 협업을 주도한 인물이 정 부사장이기 때문이다. 양사는 현재 사우디 최대 조선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21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올 상반기 중에는 엔진 합작법인도 설립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