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의 가해자로 알려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국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결백을 주장하는 안 전 국장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당시 자신의 직무 관련성을 다투면서 ‘인사 업무에 관여할 의무와 역할이 부여돼 있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인사 담당 검사도 인사 작성을 위해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의 역할과 권한이 부여돼 있다”고 일축했다.
또 ‘검찰 인사 기준이 법령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서 검사의 통영지청 배치 인사 당시인) 2015년까지 모두 107회 개최된 검찰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축적된 임용 정보사항을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에서 정리해 관리하고 있어 검찰인사의 원칙과 기준이 된다”고 지적했다.
‘강제 추행 당시 만취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안 전 국장이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자신이 모시는 상관인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면서 식사를 마친 후 문상까지 예정된 상황에서 만취해 기억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신다는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또 “주변인들이 ‘안 전 국장이 정신을 잃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혐의를 인식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법무부 감찰관실의 진상조사가 이뤄지는 등 추행 사실이 검찰 내외에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인사상 불이익을 줄 의도가 충분히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있다”면서도 “자신의 비위를 덮기 위해 검찰국장으로서 인사권 행사가 가능한 지위를 이용, 보상받고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에게 오히려 부당한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상처가 발생했고, 인사권을 사유화 함으로써 국민의 믿음과 검찰구성원의 기대를 저버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이류를 설명했다.
안 전 국장은 이날 선고 직후 “(해당) 인사 당시 서 검사란 사람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고, 인사담당검사와 말을 맞추거나 할 이유도 없었다”면서 “상당히 의외고 뜻밖”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판결이 선고됐으니 항소심에서 밝히도록 하겠다”면서 불복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서 검사는 한 방송뉴스에 출연해 안 전 국장으로부터 강죄 추행을 당하고 이후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와 함께 여주지청 경력검사로 근무한 직후 이를 보상받아 희망지로 우선 배치될 수 있었음에도 통영지청에 배치되는 이례적인 인사발령으로 안 전 국장에 의해 '보복성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을 설치해 80여일간의 수사 끝에 안 전 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안 전 국장은 이날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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