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무대에서 대세 굳히기에 나섰다. 3분기 어닝쇼크와 오리지널 제조사들의 파격적 가격인하 카드가 맞물리며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이후 보란 듯이 대형 성과를 이어가며 영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당 분야 대표사로 꼽히는 셀트리온과 그동안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이 부재하던 전통 제약사 종근당이 잇따라 굵직한 바이오시밀러 성과를 내며 국산 바이오시밀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리시맙)'의 피하주사 제형 '램시마 SC'의 허가 서류를 유럽의약품청(EMA)에 공식 접수했다. 내년 하반기 허가가 목표다. 바로 전날인 2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판매 허가에 이은 성과다.
셀트리온의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램시마는 정맥주사 제형으로 투약효과가 빠르긴만, 2시간 이상 소요되는 투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램시마 SC는 기존 램시마와 약효와 안전성은 동등하면서 환자가 집에서 자가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바이오시밀러 경쟁 속 같은 바이오의약품을 오리지널로 하는 품목들이 많아지면서 투약 편의성은 중요한 경쟁 무기로 꼽힌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점유율 1·2위인 휴미라와 엔브레이 모두 피하주사 제형이다.
이밖에 셀트리온은 전 세계 판매 1위 의약품인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연내 미국 허가를 기대 중이다. 경쟁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동일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종근당은 지난 29일 2세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네스벨(CKD-11101)'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암젠과 쿄와하코기린이 공동으로 개발한 네스벨이며, 네스벨이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다. 네스프의 연간 매출액은 2조8000억원 수준이다.
네스벨은 종근당의 첫 바이오의약품 라인업인 동시에 세계 최초 네스프 바이오시밀러다. 그동안 전문의약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종근당은 지난 2008년 원료 제조기술을 확보한 뒤 2012년 바이오제품 생산인프라를 구축 및 개발에 돌입한지 6년여만에 굵직한 성과를 거두게 됐다. 내년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연간 5000억원 규모 일본 시장과 3조원 규모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네스벨뿐만 아니라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과제로 선정돼 전임상을 진행하는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어진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성과는 급성장 중인 바이오시밀러 견제를 위한 오리지널 제조사들의 움직임 속 도출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가격 경쟁력을 주무기로 하는 바이오시밀러 성장 억제를 위해 파격적인 오리지널 약가 인하 전략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 선점 효과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종근당 네스벨을 비롯해 셀트리온의 램시마, 트룩시마 등은 모두 해당 의약품의 첫 바이오시밀러인 '퍼스트무버'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30% 가량 낮은 약가로 판매되는 바이오시밀러들의 효능은 대동소이해 결국 시장 선점이 점유율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며 "기존 시밀러 강자 뿐만 아니라 그동안 파이프라인이 없던 전통 제조사까지 퍼스트무버 시밀러 품목 허가를 획득한 점은 국산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바이오의약품 라인이 부재하던 전통제약사 종근당은 세계 최초로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획득하며 국산 바이오시밀러에 힘을 싣게됐다. 사진/종근당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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