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 연말 희망퇴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 희망퇴직을 독려한 점을 이유로 희망퇴직 규모가 늘어날지 주목하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으로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의 36개월치가 퇴직금으로 주어진다.
농협은행은 희망퇴직 신청 조건과 퇴직금 규모가 작년과 동일한 만큼 희망퇴직자 규모가 작년 530명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 노사가 희망퇴직 실시 일정을 비롯해 세부사항 등을 논의 중이다. 통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매년 12월께 희망퇴직을 실시한 만큼 올해에도 노사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달 중 희망퇴직을 실시할 전망이다. 작년의 경우 약 4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퇴사했다.
다음달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둔 신한은행은 새 노조 집행부가 꾸려진 이후 희망퇴직 관련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통해 퇴직한 직원은 통상 100여명에서 300여명 수준이었으나 올해에는 약 700여명으로 늘어났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작년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해 207명이 퇴직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옛 하나·외환은행 직원들의 임금·복지체계 통합 논의을 앞두고 특별퇴직을 한 차례 추가 실시했다. 특별퇴직 대상자는 15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으로 270여명이 퇴직했다. 두 차례 특별퇴직을 실시한 데다 아직 임금체계 통합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특별퇴직을 한 차례 추가 실시할지 불투명하다.
우리은행 역시 내년 금융지주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자본비율 부담으로 희망퇴직 실시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작년의 경우 우리은행 민영화 이후 특별퇴직금이 대폭 인상돼 1011명이 희망퇴직으로 퇴사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작년 희망퇴직 신청 대상을 확대해 신청자가 몰린 만큼 올해에는 더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 희망퇴직 확대를 독려한 만큼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국의 요청을 무시하기 힘들지만 요청대로 희망퇴직 규모를 늘리자니 비용 부담이 걸린다"라며 "희망퇴직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희망퇴직 대상자와 퇴직금 규모를 늘려야 하는데 이미 작년에도 확대한 만큼 더 늘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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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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