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2년여 만에 바닥을 쳤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한파가 전체 경기를 끌어내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전망치가 88.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2월(87.7) 이후 최저치이자, 현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전망이 크게 부정적이었다. 12월 제조업과 중화학공업 전망치는 각각 82.1, 79.2로 3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 수가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 수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부문별 전망치도 고용(100.5)을 제외하고는 내수(96.8), 수출(95.0), 투자(97.7), 자금(95.9), 재고(103.4), 채산성(93.9) 등 대부분이 기준선 이하에 머물렀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재고과잉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2%대 저성장 고착화와 금리인상, 민간소비 둔화 등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 부정적 경기 전망의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한경연은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후방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기반산업의 지속적인 침체도 경기전망 악화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산업별 BSI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한국 경제의 핵심인 중화학공업의 BSI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조선·자동차·철강 등 주력산업의 전망치도 함께 낮아졌다.
11월 실적치는 88.7로 확인됐다. 43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넘지 못했다. 내수(96.8), 수출(97.3), 투자(97.3), 자금(94.8), 재고(104.5), 고용(98.0), 채산성(91.8) 등 모든 부문이 부진했다. 기업들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해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 제조업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면서 "성장동력 제고를 위한 과감한 규제개혁과 더불어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기업 중심의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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