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한샘(009240)이 추락하고 있다. 주택매매거래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 주가가 연초 대비 62%나 떨어졌다. 시장 경쟁 심화로 지난 5년간의 성장세는 재현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택거래 회복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서 열린 한샘 플래그샵 수원 광교점 오픈 행사에 참석한 한샘 임직원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샘
8일 한샘 주가는 올 들어 61%나 급감한 6만8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52주 신저가(6만78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18만원대로 시작한 주가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 12월 주가에서 3분의 1토막이 났다. 특히 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가 급락했다. 1분기 실적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4월17일과 7일 20일 한샘 주가는 각각 15.31%, 8.02% 하락했다.
한샘은 지난 2013년 매출 1조69억원을 달성하며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신화'를 일군 주인공이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급격히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2013~2016년 8%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 매출이 490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지난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1.8%, 3.4%(연결기준)에 그치고 말았다.
실적 감소는 한샘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일반 소비자 대상 B2C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샘의 B2C 매출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1463억원, 1539억원(별도기준)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주택거래 감소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사업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지난 7월 6만4000호, 8월 6만6000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 32% 감소했다. 2013~2017년 평균 7만1000호보다 적다.
올해 전망도 먹구름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매출이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영업이익은 4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영업이익 역시 29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5%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도 한샘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장문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반등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며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주택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이케아의 온라인 판매 돌입과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원을 받는 현대리바트의 사업확장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거래량 감소로 고전하고 있지만 그간 성장속도가 빨랐던 면이 있었다"면서 "올해 말 중국법인이 BEP(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주택매매 거래도 늘어나면 내년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