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12대 기업 최고경영장(CEO)들을 만나 "기업을 위한 산업부가 되겠다"고 말하며 '친 기업' 행보에 나섰다. 미·중 통상분쟁,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대외 여건이 녹록치 않고 기업투자·고용동향 부진 등이 이어지자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분위기 조성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 왼쪽 첫번째)이 1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테넨탈호텔에서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백 장관은 16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12대 기업 CEO들과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손옥동 LG화학 사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오인환 포스코 사장, 정찬수 GS 사장, 최선목 한화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백 장관은 "산업 혁신성장의 핵심 주체인 주요 기업 CEO와 투자·일자리 확대를 위한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전략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는 만큼, 기업과 정부의 전략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규제혁신, 융·복합 첨단산업 발전전략 수립과 추진, 근로시간 단축 안착, 통상현안 대응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기업 투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CEO들은 국내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확대를 위해 규제 개선, 인프라 적기 지원, 세액공제 확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 지주사 투자 규제 등 신제품·서비스 출시와 신규 투자를 가로막는 제도개선과 기업이 보유한 투자 프로젝트 진행 시점에 맞춰 전력, 용수, 폐수 처리장 등의 산업 인프라 확충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제도 정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장애로에 대해 피력하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같은 건의 사항에 대해 이달 말 '규제혁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5대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혁신을 선도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백 장관은 "세액공제 확대 등 다른 부처가 담당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산업부가 단순히 기업 건의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진정한 조력자로서 산업정책 관점에서 담당 부처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며 "근로시간 단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 애로에 대해서도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관계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일자리와 투자 확대 방침에 대해 기업들은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내 추가 투자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장기 과제로서 정부가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관세 부과와 관련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고, 기아차 멕시코 공장 생산량 (조정)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12대 기업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민관 실무 워킹그룹'을 구성해 간담회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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