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환승 통로들 중 5호선으로 통하는 통로가 노후 에스컬레이터 공사로 인해 전면 폐쇄된다.
서울교통공사는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5호선 환승 통로에 설치된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공사를 위해 오는 18일부터 10월31일까지 5호선 환승 통로를 완전히 폐쇄한다고 11일 밝혔다. 단 2호선과 4호선 사이의 환승은 유지한다.
이에 따라 2·4호선과 5호선 사이를 환승하려면 우회경로를 이용해야 한다. 기존 환승 시간보다 적게는 6분30초에서 많게는 13분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5호선과 2호선 간 환승하는 승객은 을지로4가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 을지로4가역, 왕십리역 등에서 5호선을 타거나, 4호선 동대문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해 종로3가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는 방식도 있다.
지상 출구를 통해 환승하면서 비상게이트를 이용해서 승차할 수 있다. 기존 지하 환승 통로 환승에 비해 12분 가량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부정승차 목적으로 비상게이트를 통과할 경우 공사에게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공사 관계자는 "직원을 배치하겠지만 결국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상게이트를 통하지 않고 선·후불 교통카드로 특정 호선 게이트에 하차 태그한 경우, 30분 내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다른 호선 게이트에 승차 태그를 하면 환승 할인을 특례 적용받는다. 추가운임이 붙을 수 있고 환승 횟수가 1회 줄어든다.
이번에 교체되는 에스컬레이터 3대는 설치된 지 20년이 넘었다. 지난해 장애 건수는 월 평균 4.97건으로 공사가 관리하는 전체 에스컬레이터 0.9건의 5배를 넘었다.
공사는 부분 폐쇄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승객 안전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4월 공사의 보행량 조사에 따르면, 현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환승 통로는 흐름계수가 43으로 계단 보행이 가능한 최저치 수준이다. 폭 1m당 1분에 43명이 지나간다는 뜻이다. 부분 폐쇄를 하면 55.3으로 높아져 보행 불가능 상태가 된다.
앞서 작년 3월 같은 환승 통로에 에스컬레이터를 신설하려고 환승 통로를 부분 폐쇄한 상태로 공사를 시작했다가 승객 안전 문제 때문에 하루 만에 취소한 적도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차례로 바꾸는 방식도 안전하지 않다. 에스컬레이터 3대가 구조적으로 연결돼있어 칸막이를 설치할 수 없다. 그렇다고 칸막이를 두지 않으면 공사 자체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다른 에스컬레이터가 취약해져 충격으로 인한 화재 등 안전사고가 일어날 공산이 크다.
공사 관계자는 “환승 통로 폐쇄로 많은 불편이 있겠지만, 공사 기간이 줄어들어 빠른 시간 안에 안전사고 없이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며 “조금만 참아주시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5호선 환승통로 에스컬레이터로 승객들이 다니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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