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대가 무너진 현대차가 올해 4조원에도 미치지 못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2분기 매출액은 24조1718억원, 영업이익은 1조5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0.6%, 21.9%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의 지난해 2, 3분기영업이익은 각각 1조3445억원, 1조2042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지만 4분기 7752억원, 올해 1분기 68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1%, 45.5% 감소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2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을 밑돌 경우 현대차는 3개 분기 연속 1조원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와 리콜로 인한 비용증가 등을 지목했다. 현대차의 올해 1~5월 미국시장 판매량은 27만994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29만1853대보다 7.1% 감소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가 올해 유럽 시장에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판매량이 감소했고 중국에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의 내수 시장 판매는 양호했지만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수요 둔화로 판매가 감소했다"면서 "올해초 미국에서 에어백 리콜로 인한 비용이 발생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의 2012년 영업이익은 8조4369억원에 달했지만 2015년 6조3579억원, 2016년 5조1935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는 4조5747억원으로 5조원대가 무너졌다. 현대차는 올해 다양한 신차 출시와 미래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올해 5조원대 회복을 목표로 했지만 현 추세라면 지난해 실적을 넘는 것도 어렵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 규모를 지난해보다 9.2% 감소한 4조153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일부 증권사는 3조원대 후반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올해 내수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가 가시화되고 수입 브랜드의 가격공세가 거세진다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시장 회복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고급 세단 시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에 밀리고 중국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현대차에 악재"라고 설명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가 상반기 부진하면서 하반기 호실적을 거둔다고 해도 지난해 실적을 넘기는 어려워졌다"면서 "다만 신형 싼타페 등 신차가 하반기 해외시장에 출시되는데 판매량 증가를 견인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5%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된다면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대외 변수에도 촉각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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