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도 '파업 수순'…7월부터 생산 차질 우려
최근 교섭서 노조 결렬 선언…파업 시 2012년 이후 7년 연속
2018-06-21 17:10:47 2018-06-21 17:10:47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21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제12차 교섭을 가졌지만 의견 차이만 확인하면서 노조가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1만627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반면에 사측은 12차 교섭에서 기존의 임금동결 대신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200%+100만원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노조는 교섭 직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으며, 오는 26일 임시대의원회의를 소집해 '노동쟁의 발생 결의 건', '쟁의대책위 구성 건' 등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노사는 실무교섭 창구를 열어두면서 여름휴가 전 타결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의견차를 좁히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이르면 다음달부터 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부영 노조 위원장은 "사측은 조합원들이 납득하지 못할 안을 제시하면서 노조의 양보만을 강요했다"면서 "사측과의 더 이상의 교섭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사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나 감소하는 등 경영 위기를 감안하면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 5조7197억원에서 지난해 4조5464억원으로 20.5%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4조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노조의 성과급 요구안은 1인당 2700만원 수준이어서 수용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도 교섭이 결렬되면서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3일 노사 상견례 모습. 사진/뉴시스
 
또한 노조는 해고자 5명의 복직을 포함해 형사소송 8건, 민사소송 11건, 가압류 4억원 철회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해고자 복직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며, 개인의 진정한 반성과 재발 방치 대책이 선결돼야 한다면서 거절했다. 
 
현대차가 광주시와 합작법인 형태로 추진 중인 완성차 생산공장 설립 방안을 두고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점도 교섭 타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광주시와 완성차 합작법인 투자 협약식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세부적인 협의가 남은데다가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앞으로도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다면 노사 관계의 파국을 부르는 선전포고로 규정할 것"이라며 "단체협약 위반에 대한 법적조치는 물론이고 올해 교섭과도 연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다면 2012년부터 7년 연속 파업을 하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 노사는 4월말부터 7월말까지 22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고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파업에 돌입했다. 교섭은 해를 넘겨 올해 1월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사측은 지난해 24차례 파업으로 1조6000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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