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역별로 부동산 시장 온도차가 심해지면서 같은 도시 안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도심의 부동산 시장은 침체했지만 새로 조성중인 신도시, 택지지구는 활기를 띠는 곳이 증가해서다.
올해 5월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평택, 인천, 제주 등은 도시 전체로 봤을 때는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집값이 하락세지만 지역 내 신도시, 택지지구에만 청약자가 몰리고 집값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조성되는 땅에 인프라가 집중돼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우수한 교육여건 등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시의 경우 4월 말 미분양은 1080가구로 경기도에서 5번째로 많다. 준공 후 팔리지 않은 집도 155가구에 달한다. 4월 입주에 들어간 한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 보다 2000만원~3000만원 낮은 가격에 나오고 있다. 잔금을 낼 여력이 없는 집주인들이 계약금을 포기하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새 집을 넘기는 상황이다.
반면 평택 고덕신도시는 활기를 띠고 있다. 2017년 고덕신도시에 분양된 4개 단지에는 작년 경기도 전체 1순위 접수 건수의 31.2%인 11만7087건의 1순위 청약 통장이 몰린 곳이다. 분양 단지에 웃돈도 붙었다.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전용면적 84㎡는 올해 5월 4억1000만원 대에 실거래가를 신고해 분양가 대비 3000만원 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고덕신도시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붙어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인 공장 외에도 추가 투자 계획이 잡혀 있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가 지역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이 들어선데다 송도 글로벌캠퍼스에는 5개의 국제학교가 자리한다. 연세대 1학년 학생들도 송도캠퍼스에서 생활 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4월 말 인천은 미분양이 1311가구지만 송도국제도시가 속한 연수구는 미분양 가구가 제로(0)다. 지역 시세도 송도가 이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인천시 송도동은 3.3㎡당 1401만원으로 5월 인천 전체 아파트 매매 평균(910만원) 보다 1.5배 가량 더 비싸다. 작년 아파트 값도 인천은 2.5% 올랐지만 송도동은 3.7% 뛰었다.
지방에서 가장 핫(HOT)한 곳은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영어교육도시다. 국토부에 따르면 제주영어교육도시 ‘해동 그린앤골드’ 전용면적 84㎡가 올 3월 8억5000만원, 4월 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KB부동산이 밝힌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7억2727만원)을 뛰어넘는다. 지난달 분양된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는 분양가가 8억~9억원대의 생활숙박시설이지만 모든 호실이 계약 시작 1주일 만에 팔렸다.
반면 제주도 전체로 보면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 늪에 빠져있다. 5월 기준 미분양 가구는 1260가구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8곳은 모두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시장상황이 좋은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신규 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제학교 인근에는 6월 ‘라임힐’ 전용면적 98㎡ 총 68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시공사는 일호종합건설, 자금관리는 코리아신탁이 맡았다. 모든 가구에 4베이 LDK구조, 전세대 오픈 테라스, 최상층 복층 옥탑룸과 별도의 오픈 테라스 등을 선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는 “대규모 신도시 보다는 교육, 산업 등 지역을 떠받치는 기반산업을 잘 갖춘 곳이 부동산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며 “인구 유입도 활발해 추가적인 가격 상승 기대감이 부는 만큼 실수요 외 투자수요 유입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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