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국이 완제품과 부품의 선순환 구조에 돌입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혁신적 제품을 내놓을 수 있던 배경에는 현지 부품사들의 실력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자국 시장을 장악한 부품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광학 부품업체 써니옵티컬은 지난달 7600만개의 핸드셋용 렌즈모듈을 출하했다. 전년 동월 대비 70.2%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카메라모듈 출하량은 58.5% 늘어난 3400만개를 기록했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주요 고객사들이 카메라 기능을 중심으로 제품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는 덕분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의 최신 플래그십 '넥스' 홍보 포스터. 비보는 써니옵티컬의 고객사 중 하나다. 사진/비보 웨이보
써니옵티컬은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9에도 렌즈모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품사의 기술력이 얼마만큼 향상됐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2013년부터는 얼굴인식 등을 가능케 하는 3D센싱 연구를 시작해 지난해 레노버와 에이수스에 ToF 방식의 3D센싱모듈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애플이 사용 중인 SL방식의 3D센싱모듈 개발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하청업체로 시작해 기술력을 키운 회사들이 상당하다"며 "부품산업의 기반이 튼튼히 다져졌기에 화웨이, 샤오미 같은 기업도 나타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터리 영역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은 지난 11일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 상장 후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중국 배터리 업체 ATL의 자회사로 출범한 CATL은 BYD를 제치고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도약했다. BYD가 리튬 인산철 배터리에 집중하는 사이 CATL은 성장성이 좋은 삼원계 배터리 개발에 주력한 점이 주효했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 중단 등으로 한국 업체들의 발목을 잡은 것도 도움이 됐다. 지난 1분기 기준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1397.3메가와트시(MWh)로 파나소닉(2360.7MWh)에 이어 글로벌 2위에 올랐다. LG화학(1270.4MWh)과 삼성SDI(678.6MWh)는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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