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6·13 지방선거의 17개 광역단체장(시·도지사)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여야의 표정이 엇갈렸다. 여당은 '환호'를, 야당은 '탄식'을 감추지 못하며 각 당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대비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판세를 예측해 온 더불어민주당 선거상황실은 이날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지며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민주당이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조차 승리를 예측하는 결과가 나오자 함박웃음이 쏟아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출구조사 직후 "저희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싶다"며 "문재인정부 1년이 지나면서 평화의 길이 열리는 그 가도에 국민들께서 힘껏 힘 모아줘서 감사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지금 발표된 출구조사는 사실 선거 초반부터 감지됐던 것이나, 우리 후보들이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국민과 함께했다"며 "여느 때 지방선거와는 다르게 이제 평화의 문이 열리고 냉전을 종식하면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그 길에 큰 힘을 주셨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상황실에서는 적막 만이 감돌았다.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중 TK(대구·경북) 단 2곳에 예측 1위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12곳 중 1곳만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자 차분하려 애썼으나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홍준표 대표는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무거운 표정으로 이따금 씁쓸한 미소만 지을 뿐, 결과를 지켜본 후 다른 말 없이 자리를 떴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짤막한 글을 남기며 대표직 사퇴를 시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제1야당으로서 출구조사 결과를 아프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참담하고 암담한 결과지만 이 또한 국민들이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서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선거상황실 역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 동안 기대감을 내비쳤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3위에 그쳤고, 광역단체장에서 한 석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먼저 자리를 떴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안철수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준엄한 선택을 존중한다. 주어진 소임을 깊이 고민하겠다"며 "추후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민주평화당 선거상황실에서는 아쉬움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조배숙 대표는 "아무래도 선거는 승리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출구조사 결과가 아쉽지만, 낮았던 당 지지세가 이번 선거로 크게 상승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차분하게 출구조사를 지켜보면서도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이날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묵묵히 지켜봤다.
13일 오후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왼쪽)와 자유한국당 지도부(오른쪽)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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